[계절과 건강] 가을과 우울증

  • 문화
  • 건강/의료

[계절과 건강] 가을과 우울증

우수의 계절이 우울한 건… 햇빛 줄면서 뇌 분비물 영향 받기 때문

  • 승인 2014-09-29 14:13
  • 신문게재 2014-09-30 10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 정성훈 교수
<br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정성훈 교수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바야흐로 우수의 계절 가을이 다가왔다. 이맘때쯤이면 왠지 모르게 울적한 기분에 사로잡히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풍부한 감수성은 삶의 윤활유가 되기도 하지만, 생활에 방해가 될 정도로 빠져 있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봐야 한다.

우울증은 전 세계 남성의 5~12%, 여성의 10~25%가 평생 한 번은 경험하는 가장 흔한 병 중 하나이다. 그러나 흔하다고 해서 곧 그것이 치명적이지 않다는 말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1세기 인류를 가장 괴롭힐 질병 중 하나로 우울증을 지적한다.

우울증 환자들은 지속적으로 우울하고 공허감에 시달리며 세상만사가 귀찮고 재미가 없어지며, 항시 피로하고 생각도 행동도 느려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물론 이런 감정은 흔히 경험할 수 있기 때문에 대개는 우울함이 정상 범위를 넘어서도 치료하지 않고 가볍게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런 증상들이 2주일 이상 내내 지속된다면 우울증일 가능성이 크다. 요즘 같은 가을이면 실제로 이런 병적인 우울증 환자들도 더 늘어난다.

우울증은 일종의 뇌질환이며 결코 마음이 약하거나 어리석어서 생긴 병이 아니다. 물론 심리적인 요인도 작용을 하지만 유전적으로도 나타날 수 있으며 일상생활에서 심각한 상실감을 경험했을 때, 술을 많이 마시거나 특정 약물을 복용했을 때, 그리고 갑상선질환이나 췌장암등 특정한 신체질환에 동반되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결국 생물학적, 심리적, 환경적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우울증 유발에 관련되어 있는 것이다. 우울증 환자들의 뇌에서는 생화학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뇌의 송과선에서 분비되는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에 의해 인간의 성행동, 수면 그리고 기분 등이 조절되는데, 이 물질은 여러 가지 환경의 영향을 받아 분비가 되며 그중 햇빛도 주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일조량이 줄어들기 시작하는 가을철에 계절성 우울증 환자가 많아지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다.

계절성 우울증 환자들은 1년을 주기로 가을이 되면 우울증이 시작돼 겨울을 거치면서 악화됐다가 따뜻한 봄이 되면 정상적인 기분으로 돌아온다. 우울한 정서를 보이고 수면과다와 무기력증에 빠진다. 단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많이 찾게 되고 불필요하게 과식해 체중이 늘어난다.

일반적인 우울증도 멜라토닌과 관련은 있지만, 계절 변화와는 무관하고 수면장애, 식욕저하, 체중감소가 나타나는 등 증상적 특징이 다르다.

이 같은 계절성 우울증은 젊은 사람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 흔하며, 여성이 전체 환자의 60~90%를 차지할 정도로 많다. 또 지구상 위도가 높고 일조량이 적은 북반구나 사철 날씨가 좋지 않은 미국 시카고에는 우울증 환자가 유난히 많다고 한다.

창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등 햇빛을 자주 접하는 것이 좋고, 점심시간을 이용한 가벼운 산책도 도움이 된다. 조깅, 수영, 자전거타기 등의 유산소 운동과 더운 목욕, 산책, 공연관람 등 뭔가 삶을 윤택하게 할 수 있는 활동들이 필요하다.

또 달거나 카페인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유지해야 한다.

우울증 환자는 실내 조명을 밝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또한 정신적인 고립감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되도록 혼자 있는 시간을 줄이고 가까운 가족이나 친구에게 도움을 청해 대화를 많이 해야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