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희 충남발전연구원 행정복지연구부장 |
이번 개편안은 지방자치제도가 도입된 이후 지방 4대 협의체가 참여해 마련된 것으로 조세체계의 현실화 및 조세 형평성 확보에 중점을 둔 자구노력의 제도개선으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자치단체에서도 주민세와 자동차세 등 상당수 지방세가 조정이 이루어지지 않아 재정력이 약화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지방세 개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담배소비세 등 지방재원의 배분비율을 줄이고 개별소비세 신설 등 국가재원을 늘리는 안에 대해서는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충남도에서는 이번 개편으로 지역자원시설세 5억원, 취득세 421억원, 지방교육세 27억원, 주민세 80억원, 담배소비세 43억원, 자동차세 83억원 등 659억원 정도의 세수증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자체 추계하고 있으며, 이렇게 확보된 재원으로 영유아 보육료, 독거노인, 장애인, 한부모 가정 등 취약계층 지원과 주민 안전 등 긴급한 재정수요에 최우선으로 사용할 것이라 밝히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이견이 만만치 않다. 이견의 핵심은 담뱃값,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 등 일반 주민들이 납부해야하는 증세라는 것이다.
199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해온 복지수요 등에 따라 지방재정이 어렵다는 것은 많은 국민들이 공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어려움을 타파하기 위한 수단으로 지방세율을 인상하는 것은 국민들의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점이 개편논의에 대한 이견의 중심이다. 우리 국민들이 무조건 세율인상에 반대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아마도 복지 등 요구사항을 위해 세금부담을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비율이 더 높을 수도 있다. 다만 무조건적 세율인상이 아닌 충분한 논리구조와 대안이 마련될 경우를 전제하고 있을 것이다. 즉, 국민들은 새로운 복지수요와 욕구를 위한 재원요구에 동의하고 있으나 이러한 사항이 소득에 따른 과세공평성을 전제하고 있다는 것이지 무조건적으로 증세에 반대하고 있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지방세제의 개편은 현실적으로 국민들의 수요와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큰 이견은 없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조건들이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 중앙재원의 지방이양을 위한 방안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단순히 지방세 개편을 통해서만 지방재정을 확충한다는 것은 지방세 개편논의를 더욱 어렵게만 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한 국민들의 동의를 얻기에도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
따라서, 국세 및 지방세의 세율인상과 신세원 발굴 등 국민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명확하게 제시되어야 한다. 또한 고소득층의 증세에 대한 논의도 충분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복지재정을 위한 세율인상의 필요성에 국민들이 공감한다고 하더라도 고소득층에 대한 증세방안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과제형평성에 대한 논란이 일어날 수 밖에 없어 보인다.
따라서 지방세율을 높이기 위한 대안 차원이 아니라 국가의 복지수준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고소득층의 증세방안이 함께 검토되어야 한다. 중앙정부에서도 이 문제에 대한 보완책을 내어 지방세 인상에 대해 국민들을 설득하고 공감대를 형성하여야 한다.
여전히 지방세 개편에 대해서는 많은 논란이 예상되고 있다. 이러한 논란이 잘못되고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늘어나는 재정수요와 어려운 지방재정의 확충을 위해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다. 제도의 변화를 위해서는 많은 고민과 논의가 이루어져야 한다. 따라서, 지방세제 개편이 필요하고 이에 대한 논의가 수용되기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과제들을 검토하고 이를 위한 대안들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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