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운 음악 평론ㆍ칼럼니스트 |
그 속내가 무엇이든 여하튼 문화의 시대라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이러한 분위기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문화의 날로 지정한다. 이 흐름 속에서 덩달아 다양한 공연이 홍수처럼 쏟아진다. 유행처럼 번지는 문화 정책이 언제 식을 줄 모르는 마당에 탄탄한 문화 기반을 세우기 위한 문화예술 '교육'이 더욱 중요하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특히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문화예술 프로그램은 대학과 같은 전문 교육기관의 역할과는 다른 의미가 있다.
대전예술의전당 아카데미에 개설된 강좌에서 그 의미를 찾아보자. 예당 아카데미 강좌 전체 프로그램은 다섯 분야로 나뉜다. 첫 번째는 공연예술아카데미 강좌다. 대화가 있는 무대 '토크 콘서트', '음악사를 따라 흐르는 클래식', '세계 공연예술기행', '음악극으로 떠나는 세계 여행'과 명사들에게 듣는 '특강'으로 구성된다. 음악에 대한 기초 지식과 문화의 간접 체험이 중심이다.
두 번째는 인문 융합 아카데미 강좌로 '예술, 역사를 만나다' '유럽예술 기행' '책 읽어주는 극장' 그리고 '인문학 콘서트'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인문학 콘서트는 연극ㆍ영화ㆍ문학ㆍ철학ㆍ무용을 융합한 콘서트 형식으로 각 분야의 전문가를 초청해 진행한다.
각각의 주제가 흥미로울 뿐만 아니라,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라는 이점이 있다. 세 번째, 공연체험아카데미 강좌는 '딩동댕 열린 극장'과 '전문가 교실', '대전예당 커뮤니티'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을 위한 '딩동댕 열린 극장'은 교과서 클래식음악ㆍ오페라ㆍ한국 음악과 무용ㆍ연극ㆍ발레 공연을 감상할 수 있고, '전문가 교실'은 오페라 제작과정을 현장에서 체험하고 전문가들을 직접 만날 수 있는 강좌다.
그리고 대전예당 커뮤니티 프로그램인 뮤지컬 힐링 커뮤니티 '컬링 시즌 Ⅱ'와 시민 극단 '말 나온 김에'는 비전문가와 전문가가 공동으로 작업하는 체험형 강좌다. 이 프로그램은 예술 교육 프로그램이 지향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네 번째 아카데미 프로그램은 공연예술 연수생, 공연예술 기획ㆍ경영 인턴 십, 현장기획 실습과정의 '기획경영 아카데미'다. 문화예술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예비과정으로 예술경영이라는 직업 탐색과 직업 체험을 할 수 있는 과정이라 더욱 좋다.
최근 예술 기획과 경영에 관심이 많아지면서 대학생들의 지원율이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래의 음악가들을 위한 '음악영재아카데미'가 개설되어 있다. 영재 아카데미 프로그램의 장점은 개인 레슨과 같은 실기는 물론이고 음악이론과 앙상블, 렉처 콘서트, 마스터 클래스, 영재 콘서트, 앙상블 콘서트, 교수와 제자가 함께하는 콘서트 프로그램 등 교육 전문 기관 못지않은 체계적인 교육과정을 갖추고 있다는 점이다.
대전예당 아카데미 강좌는 문화예술을 보다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정보 제공과 직접 참관하고 실행해보는 체험 프로그램, 그리고 직업 탐색이나 인재 양성 교육 프로그램이 특징이다. 특히 토크 콘서트, 뮤지컬 힐링 커뮤니티 '컬링'과 시민 극단 '말 나온 김에' 그리고 인문학 콘서트, 공연 예술 연수생 프로그램이 인상적이다. 최근에는 직장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말과 저녁 강좌 프로그램이 많이 개설되었다.
대전예당 아카데미의 문화예술 강좌 프로그램을 주제별로 골라 듣는다면 그 분야에 교양 이상의 수준을 수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전예당 아카데미 관계자에 의하면 작년 아카데미 강좌를 수강하거나 프로그램에 참여한 인원이 2600여 명이었고, 올해는 5000여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한다. 수치상 엄청난 발전이다.
필자의 우려와는 달리 공연문화 못지않게 문화예술 교육 역시 생활 속 깊이 뿌리내리고 있는 것 같다. 누구든 시간과 관심만 있다면 대전예당 아카데미 강좌와 같은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통해 전문가 못지않은 소양을 갖춘 문화향유자가 될 수 있다. 이런 문화향유자가 많아질수록 문화의 기반은 자연스럽게 건실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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