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벽 없어 열차사고 부른 '마의 300m'… 관계기관 뒷짐

보호벽 없어 열차사고 부른 '마의 300m'… 관계기관 뒷짐

철길과 도로 나란히 인접하여 '위험천만' 추석연휴 40대 열차치여 사망… 철도시설公 “예산없다” 외면

  • 승인 2014-09-22 18:24
  • 신문게재 2014-09-23 6면
  • 유길선 시민기자유길선 시민기자
대전시 서구 방앗간길(용촌동)의 호남선 하행선 서대전역 깃점 19km 지점 부근에 철길과 도로가 300m 가량 접해 있는데도 방호벽이나 펜스가 설치되지 않아, 사고위험에 그대로 노출돼있다는 지적이다.
대전시 서구 방앗간길(용촌동)의 호남선 하행선 서대전역 깃점 19km 지점 부근에 철길과 도로가 300m 가량 접해 있는데도 방호벽이나 펜스가 설치되지 않아, 사고위험에 그대로 노출돼있다는 지적이다.
●시민기자의 눈-서구 방앗간길 호남선 하행선 구간

300여m 구간에 보호벽이 설치되지 않아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는 철도구간이 있다.

문제의 현장은 대전시 서구 방앗간길(용촌동)의 호남선 하행선 서대전역 기점 19km 지점 부근이다. 추석연휴였던 지난 9일에도 이 지점에서 40대 남성이 열차에 치여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있었다.

22일 시민기자가 직접 찾아가 본 사고 현장은 호남선 철도와 도로가 나란히 있는데도 보호벽 등 펜스가 설치되지 않은 상황이었다. 철길과 도로가 300m 가량 붙다시피 인접해있는데도 웬일인지 방호벽이나 펜스는 보이지 않았다. 도로변에 설치된 성인 무릎 높이 정도의 돌로 만든 보호석(가드레일)만 넘어서면 바로 철길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9일 추석연휴 사고에서 숨진 남성이 어떻게 철길에 접근할 수 있었는지 금새 가늠해볼 수 있었다.

반면 같은 장소의 반대편인 호남선 상행선에는 도로와 접해 있지 않고 주변이 언덕과 밭인데도 철망 등 보호시설이 돼있어 대조를 이룬다.

또한 사고 지점은 흑석역을 통과하여 일명 석고개를 오르면서 철길이 S자 형식으로 되어 있어 기관사의 시야 확보폭이 적은 곳인데다 도로도 굽어 있고 겨울철에는 응달이 져 지리적으로도 취약한 지점이다.

이같은 상황을 고려해 대전 서부경찰서는 지난 8월 관할역과 철도시설공단에 이런 문제점을 제기했으나 철도시설공단 담당부서에서는 “올해는 예산이 없어 설치하지 못하고 내년 예산에 반영시켜 1차적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답변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이에 대해 마을 주민인 이중석 서구지역통장협의회장은 “어차피 추진할 사업이라면 조기 집행하여 마을로 진입하는 어귀에서 또 다시 이런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조속히 안전펜스를 설치해 줄 것”을 당부했다.

유길선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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