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야하는 특허이야기] 별에서 온 특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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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하는 특허이야기] 별에서 온 특허

우주인이 입던 고어텍스, 지금은 등산복으로 첨단 우주기술 다양한 분야 활용… 에어백은 로켓발사 기술 접목

  • 승인 2014-09-18 14:18
  • 신문게재 2014-09-19 11면
  • 고준호 특허심사3국장고준호 특허심사3국장
▲ 고준호 특허심사3국장
▲ 고준호 특허심사3국장
예부터 하늘에 반짝이는 별은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별의 운행을 관찰하던 고대의 인류는 그 움직임에서 일정한 규칙을 발견했고, 천체의 주기적인 움직임을 시간단위의 기초로 활용하면서 역법이 발달했다. 그 시절에도 특허제도가 있었다면, 아마 역법은 인류 최초로 별에서 온 특허가 되었을 것이다.

이러한 호기심은 지금까지 이어져 많은 나라가 우주기술을 개발하는데 힘쓰고 있다. 지상과 비교할 때 우주는 무중력, 고진공, 고강도의 방사선 등 특수한 환경조건을 가지고 있어, 이러한 조건에 맞추기 위해 다양한 첨단기술을 필요로 한다. 초기에는 우주의 극한 환경에 맞추어 개발되었던 기술들이 지상으로 내려와 타 산업으로도 미치고 있다.

'고어텍스'는 1981년 컬럼비아호 우주인들이 착용한 우주복 소재였다. 거미집 모양의 강인한 섬유질로 이루어진 고어텍스는 우주먼지와 태양 복사열 등으로부터 우주인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냈다. 이후 뛰어난 방수기능과 투습성으로 등산복과 스키복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나로호와 같은 로켓을 우주공간으로 발사하려면 짧은 시간에 큰 추진력을 얻는 기술이 필요하다.

고체 또는 액체연료를 점화시켜 가스를 발생시키고 이를 고압으로 빠르게 분출하는 힘 덕분에 로켓은 우주로 솟구칠 수 있다. 이 중 고체연료를 점화하는 기술은 자동차의 에어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자동차가 충돌하는 순간, 에어백은 빠르게 부풀어 올라 승객을 충격으로부터 보호해야 한다. 로켓연료를 점화하는 기술 덕분에, 고체연료로부터 발생한 가스가 눈 깜짝할 사이보다 더 빠른 속도로 에어백을 부풀게 하여 이러한 역할을 해내게 된다.

의료기기인 컴퓨터단층촬영(CT) 장치와 자기공명영상(MRI) 장치도 우주에서 온 디지털 화상을 처리하는 기술에서 비롯되었으며, 정수기, 전자레인지도 우주인의 편의를 위해 개발된 것이었다. 이뿐 아니라, 우주기술은 미용산업에 활용되기도 하였다. 시세이도의 '젠'은 1988년 발사된 우주왕복선에 실린 장미의 향기를 재현해 만든 향수였다.

우주기술과의 접목으로 시세이도는 우주에서 온 향기라는 신비스러움을 제품에 담을 수 있었다. 이렇듯 첨단우주기술은 실생활, 수송,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산업에 미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큰, 소위 '연쇄효과(Linkage effect)'가 큰 산업이다. 우리도 나로호와 같은 발사체와 더불어 위성, 탐사선 등 다양한 우주기술에 투자와 노력을 쏟고 있다. 특허청은 우주기술 연구성과가 지재권으로 창출되어 다양한 산업계로 그 성과가 이전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한다.

로버트 H. 고다드 박사는 214개의 로켓특허를 획득해 현대 로켓의 발명자라 불릴만한 사람이다. 그가 사망한 후 NASA는 그의 특허를 무단으로 사용한 것으로 인정하여 그 대가로 미망인에게 1960년 100만 달러를 지급하였다. 별에서 온 우리의 특허기술이 산업계와 만나 활용됨으로써 미래의 먹거리를 책임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고준호 특허심사3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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