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히 펼친 잡지에서 본 패러글라이딩은 그의 남은 인생의 방향타가 됐다. 서울을 비롯해 먼 길 마다않고 무작정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배워 시작한 그는 어느새 20년 넘는 경력의 패러글라이더가 됐다. 어느덧 대전패러글라이딩연합회장까지 하게 됐고, 이젠 대전생활체육 현장행정을 맡는 시생활체육회 사무처장이라는 책임을 부여받았다. 취임 직후 시간 날 때마다 새벽녘 광장 등 생활체육 현장을 찾아다니는 그는 바로 정영호 사무처장이다. 아직 배울 게 많지만 그만큼 하고 싶은 것도 많다는 정 처장을 만나봤다. <편집자 주>
-취임 소감은.
▲대전시민의 건전한 여가생활 발전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대전시생활체육회 사무처장을 맡겨줘 정말 감사드린다. 날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생활체육을 맡은 시생활체육회를 이끌어가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돼 그 책임 또한 무겁다. 열심히 하겠다.
-패러글라이딩 얘기부터 하자. 20년 넘게 하신 것으로 알고 있다.
▲너무 오래 전이라 시기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웃음) 산이라는 잡지를 보다 패러글라이딩을 하는 사진을 봤다. 눈을 떼지 못했다. 창공을 가르는 그 사진을 보면서 나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앞섰다. 잡지책에 나온 연락처로 서울을 찾아갔더니 패러글라이딩 장비를 제작하는 공장이었다. 허탕을 치나 답답했는데 공군사관학교에 패러글라이딩 학과가 있다고 알려줘 또 무작정 찾아갔고, 교육을 받았다. 그렇게 패러글라이딩을 시작했다. 그리고 대전에 패러글라이딩을 보급했다.
-패러글라이딩의 매력을 설명하신다면.
-패러글라이딩은 위험하지 않나?
▲패러글라이딩은 비행기의 이착륙 원리와 똑같다. 그만큼 과학적인 것이다. 원리를 잘 이해하고, 또 안전수칙을 지키면서 즐긴다면 위험한 것은 없다. 안정장비가 잘 갖춰져 있고, 제대로 배우기만 한다면 매우 안전하다. 하지만 조금 익숙해졌다고 안전 수칙을 어기면 크게 위험할 수 있다.
-대전 패러글라이딩 동호인의 수준을 말한다면.
▲전국적으로 최상위급이라고 할 수 있다. 전국적으로 각종 시합이 많은데 대전 동호인들은 참가하면 거의 상위권에 오른다. 아쉬운 것은 정작 수준이 높은 만큼 이착륙장 등 인프라는 사실상 없다는 거다.
-만능스포츠맨이라고 들었다.
▲운동을 원래 좋아했다. 고향인 금산 추부에서 국민학교 시절 야구를 했다. 외야수였다. 하지만 대전으로 전학오면서 그만뒀다. 그리고 수상스키, 스킨스쿠버, 배구, 족구, 탁구 등 운동은 거의 가리지 않는다. 아마추어 수준은 된다.
-생활체육 분야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셨다. 패러글라이딩 종목연합회장, 회장협의회 사무총장 등으로 활동하셨는데.
▲그렇다. 동호인 활동을 하다 보니 종목 연합회장까지 맡았고, 생활체육 종목으로서 패러글라이딩 저변 확대에 꾸준히 노력했다. 종목별 회장협의회 사무총장까지 맡겨줘 종목별 연합회의 단합과 대전 시민 누구나 편리하게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 마련을 위해 부족하지만 열심히 활동했다.
-그동안 활동하시면서 기억에 남는 일이나 보람이 있다면.
▲2009년 제90회 전국체전에서 패러글라이딩이 항공스포츠 시범종목으로 채택되면서 식장산에 이착륙장을 만들어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게 기억에 남는다. 이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패러글라이딩을 적극 홍보하는 등 생활체육으로서의 패러글라이딩 저변을 확대하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회장협의회에서 얼마 전부터 의미있는 봉사활동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지난 6월에 대산학교(구 대전소년원)과 협약식을 맺고, 원생들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매달 7~8차례씩 줄넘기, 생활무용, 탁구, 축구 등의 지도자를 파견하고, 각종 스포츠 용품도 지원한다. 앞으로 종목을 좀더 추가할 계획이다. 원생들이 너무 좋아한다. 이들에게 앞으로 조금이라도 더 운동을 즐길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싶다.
-업무파악은 어느 정도 됐나.
▲밖에서 보고 들었을 때보다 생활체육회의 업무량이 상당히 직원들이 정말 많은 고생을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대전시민들의 건강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고 고생하는 생활체육회 직원들의 순수한 열정과 노력에 놀랐다. 하지만 앞으로 해야 할 일들이 많은 것 같다. 내 힘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발 벗고 나설 것이다.
-대전의 생활체육 수준은 어떤 것 같나.
▲대전은 전국생활체육대축전, 전국어르신생활체육대회 등 전국 규모의 대회들을 개최했다. 16개 시도중에서 가장 많은 생활체육지도자(52)명 보유하고 있다. 그만큼 시민들의 건강지킴이로 활동하는 대전은 생활체육특별시라고 불리울 만큼 생활체육의 선진도시라 자부할 수 있다. 생활체육동호인 규모도 그렇고, 동호인들의 수준도 그렇고, 전국 상위권이라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시생활체육회에 요구하던 입장에서 요구를 받고, 또 풀어가야 하는 입장이 됐는데.
▲아무래도 가장 큰 문제는 예산 지원이라 생각한다. 연합회에서 시생활체육회를 바라보는 입장에선 좀 더 많은 지원을 받기 위해 노력했지만, 막상 사무처장으로 와 보니 많은 지원을 현실적으로 해주기 어렵다는 것을 절실히 알게 됐다. 그 점이 정말 안타깝다. 하지만 연합회의 입장을 누구보다 잘 아는 만큼 종목에 맞는 최적의 합의점을 찾아 지원할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임기 동안 꼭 하고 싶은 사업이나 구상이 있다면.
▲시민과 함께 하는 생활체육회 봉사단을 구성 중이다. 생활체육회 직원 및 지도자를 대상으로 한 봉사단은 동네 체육시설 설치 장소와 연계해 시민들에게 올바른 운동기구 사용법 지도, 체육시설 정비, 주변환경정리 등의 봉사활동을 지속적으로 할 것이다. 또 생활체육 대표번호(1566-7330)를 적극 홍보해 시민들에게 보다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생활체육회를 만들 계획입니다.
-생활체육 저변 확대 속에 인프라는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인데.
▲인프라 확대에 대한 노력은 끊임없이 할 것이다. 우선 기존 학교시설이나 체육관 등의 생활체육시설을 관리하고 개방하는 등 현재의 인프라를 적극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교육청 등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할 방침이다.
-고령화 사회가 심화되면서 노인생활체육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시생활체육회에선 지도자들이 경로당과 복지관 등 어르신 관련 시설에 직접 찾아가 생활체육 프로그램을 지도하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 따른 노인들의 보건, 의료 복지문제에 기여하기 위해 2013년에 어르신생활체육지도자를 대폭 증원했다. 또 건강하고 활력있는 노후생활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노인복지시설에 생활체육 용품을 보급하는 등 건강한 100세 도시 대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생활체육과 전문(엘리트) 체육 간 구분에 대한 갑론을박이 나오고 있다.
▲체육단체 간 능률적인 조직운영과 예산의 효율적인 운영, 그리고 체육단체 간 원활한 협조체제 구축을 위해 체육회와 생활체육회의 통합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또 선진국처럼 생활체육을 즐기는 동호인이 자연스럽게 엘리트 코스로 전향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끝으로 대전 생활체육 동호인, 그리고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유를 마시는 사람보다, 우유를 배달하는 사람이 더 건강하다는 영국 속담이 있다. 이 속담처럼 운동보다 더 좋은 보약은 없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의 건강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생활체육의 중요성을 알았으면 한다. 나를 비롯한 생활체육회 직원들은 모든 역량을 발휘해 시민의 건강 증진과 삶의 질 향상에 앞장 설 것이다. 생활체육 가족 여러분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이 큰 힘과 용기가 되니 지속적인 관심과 성원을 당부드린다. 아울러 지역의 체육시설에 대해 주인의식을 갖고 이용해 주실 것도 당부드린다.
▲정영호 사무처장은 누구?
정영호 대전시생활체육회 사무처장은 금산 출신으로 스포츠를 좋아하는 청년이었다. 각종 스포츠를 섭렵하던 정 처장은 1988년 대전시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다 퇴직했다. 1995년 레크리에이션 자격증도 취득했으며, 패러글라이딩에 본격적으로 빠져 대전에 적극적으로 보급까지 하더니 2008년에는 대전시 패러글라이딩연합회장을 맡았다. 그리고 지난해에는 대전시생활체육회 종목별 회장단협의회 사무총장을 맡아 왕성하게 활동하며 그 능력을 인정받았다.
대담=오주영 교육체육부장, 정리=최두선 기자, 사진=이성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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