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무혁 도로교통공단 교육본부 교수 |
이제 논의의 외형적 범위의 장을 좁혀 이를 충청지역에 적용해보자. 충청지역은 지리적으로 대한민국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어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적으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함에도 그간 여러 사유로 인해 다른 지역에 비해 소외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 이는 자의든 타의든 충청지역 스스로가 과거부터 중심적 역할을 수행하지 않았기에 경험상 향후에도 헤게모니를 쥘 수 없다는 관념에 익숙해진 상태라, 작은 까만 점에 불과한 충청지역의 부정적이고도 기형적인 양태에만 집중한 나머지 정작 동력을 집중해야만 하는 중요하고 긍정적 양태일 수 있는 넓은 흰 종이를 상대적으로 도외시한 결과가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한다. 조만간 제17회 아시안게임이 오는 19일부터 인천에서 진행될 예정인데 충청지역은 어떠한 상황인가.
기존 아시안게임을 유치한 서울이나 부산, 이번 개최지인 인천지역과 비교했을 때, 충청지역의 인구가 적은 것도 아닌 상황에서 대체 어떤 사유로 이런 대형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지 못하는 것일까에 대해 근본적 해답 또는 최선의 처방책이 없다. 다만, 법 격언에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이제 충청지역은 변화하는 상황을 정확하게 해석하여 새로운 패러다임을 토대로 발전적 전략을 수립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우회적인 답으로 갈음할 수 있겠다.
21세기는 신자유주의의 및 신보수주의 영향 등으로 국가의 역할은 국방ㆍ외교 등의 외부영역에 국한하고, 내부영역에 관한 것은 지방에 이양하려는 신지방분권화의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이에 발맞춰 충청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충청지역의 뉴 거버넌스'를 광범위하고 체계적인 형태로 구축해야 한다. 이는 충청지역의 지역이기주의가 아니라 충청지역 발전을 위한 건설적 노력이자 피할 수 없는 집합적 선택이라 보는 것이 타당하다. 물론 다른 지역에서도 동등 또는 그 이상으로 지역발전을 위한 일련의 노력을 행할 것이나, 세종시로의 신행정수도 이전 등으로 대한민국 발전의 헤게모니를 선점한 충청지역이 다른 지역에 대비해 제도적으로는 한발 앞서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더는 과거 경험 또는 고정관념 등에 얽매인 패러다임으로는 충청지역의 새로운 시대를 창출하는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이 수반될 뿐만 아니라 기약 없는 헛된 노력에 그칠 공산이 지대하다.
이를 타개하려면 사회적 자본으로서의 신뢰와 기술적 자본인 정보통신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거버넌스를 토대로 하드웨어 차원에서 지역공동체계 수립을, 소프트웨어 차원으로 지역공동체의 개별 주체 간에 긍정적 패러다임의 양적 확대 및 질적 충실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나아가 충청지역 인식의 지평을 대한민국 영역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 영역으로 발전적 확대를 해야 한다.
충청지역이 대한민국은 물론, 세계의 중심으로 도약하고자 어떻게 해야 할 지에 대해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지방자치단체ㆍ지역주민ㆍ지역언론ㆍ지역정치인 등의 참여활동을 제도화함과 동시에 오스트롬(Vincent Ostrom)이 주창한 것처럼 의사결정 전반에 관한 기본규칙들은 헌법적 수준의 제도로 확립하는 것이 선행돼 정치적 효율을 극대화해야 한다.
또 충청권 4개 광역단체가 거버넌스 참여주체간의 네트워킹을 선도적으로 유도하는 등 투입 가능한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여 경제적 효율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패러다임의 양대 축이라 할 수 있는 포커스(focus)와 로커스(locus)의 주도권을 충청지역이 가져와, 결국 나비효과처럼 충청지역이 대한민국 성장 동력의 거점 중심지이자 세계 속의 충청지역이 되는 규모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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