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협의된 가이드라인이 이미 운영중인 타 도시보다 낮은 항목도 있는데다 이미 대형유통업체의 실적을 그대로 적용하기도 해 형식적으로 마련됐다는 지적이다.
대전시는 지난 12일 옛 충남도청 중회의실에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를 열고 현재 8개 항목의 지역기여도 발표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각 부분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대형유통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대전에 입점한 대형마트와 백화점들은 이번 협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내년까지 2단계로 나눠 지역상품을 매출의 7%이상 구매하고, 인쇄물은 발주액의 70%이상ㆍ청소와 주차 등은 발주액의 60%이상을 지역 업체로 활용한다.
또 지역인력을 96%이상 활용하고, 매출액의 0.35%를 공익사업으로 지역에 환원하기로 했다. 또 사회적기업과 우수 중소기업 등의 지역업체 입점을 각 대형마트에 권고하고, 로컬푸드 매장을 각 매장당 한곳씩 설치하기로 했다.
하지만 회의에 참석자들이 꺼린다는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된데다 가이드라인 내용도 현재 대형유통업체들의 지역기여도 수준과 별반 차이가 없어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대전과 함께 대형유통업체들의'지역경제 기여도'를 공표하는 대구의 경우 지역 생산제품 매입(매출 대비 매입 20% 이상), 지역민 고용창출(95% 이상), 용역서비스ㆍ인쇄 지역 발주(70% 이상)의 경우 대전과 비슷한 수준이며 영업이익 사회환원(순이익 5% 이상)이나 지역 우수업체 입점(1개소 2업체)의 경우 대전보다 오히려 높다.
여기에 지난해 이미 지역인력 고용률이 96%임에도 96%를 기준으로 협의하는 가 하면 현행 8개 항목에 추가한 1개 항목이 지역엔 있지도 않은 지역은행 이용이어서 가이드라인 설정이 실질적인 지역유통업체 압박보다는 구색맞추기에 지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시가 대규모점포관리계획을 시행하면서 백화점과 대형마트의 신규입점을 제한해 기존 업체들에게 특혜를 주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는 상황에서 가이드라인마저 기존 유통업체들의 입맛에 맞게 짜여진 셈이다.
여기에 가이드라인 설정을 위한 유통업상생발전협의회가 대규모점포들에게는 부담이라는 이유로 비공개로 진행되면서 대전시가 지역 소상공인이나 시민보다는 철저하게 지역유통업체 편에 섰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대전시 관계자는 “이번 협의 내용을 바탕으로 앞으로 결정권한을 가진 관계자들과 회의를 개최해 가이드라인을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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