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칼럼]ICT DIY가 창작문화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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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칼럼]ICT DIY가 창작문화 이끈다

이승윤 ETRI서비스표준연구실장

  • 승인 2014-09-04 15:38
  • 신문게재 2014-09-05 17면
  • 이승윤 ETRI서비스표준연구실장이승윤 ETRI서비스표준연구실장
▲이승윤 ETRI서비스표준연구실장
▲이승윤 ETRI서비스표준연구실장
언제부턴가 제조업계에선 DIY라는 용어가 하나의 트렌드로 등장했다. DIY란 'DO It Yourself'의 약자로서 천편일률적인 제품에서 벗어나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직접 만들고, 생각하던 바를 창작으로 실천하는 개념이다. 가구에서부터 건축, 자동차, 액세서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DIY 열풍이 불고 있는 중이다.

최근에는 ICT 분야에도 'DIY'가 등장했다. ICT DIY란 전문가나 전문 업체에 맡기지 않고 사용자 스스로 ICT 제품ㆍ서비스를 자유롭게 선택ㆍ재구성하거나 새롭게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복잡하고 설계조차 어려운 ICT 제품을, 사용자가 어떻게 스스로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일까? 과거에는 어려운 일이었을지 몰라도, 최근에는 오픈소스 HWㆍSW의 확산으로 쉽게 제품 설계도를 얻을 수 있고, 3D 프린터의 보급 등으로 생산이 간단해졌다. 마음만 먹으면 사용자도 ICT 제품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 것이다.

해외에서는 이미 다양한 오픈소스 HW 플랫폼을 중심으로 많은 DIY 관련 커뮤니티, 창작공간 등이 활성화되어 있다. 이는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이라는 이름으로 점진적인 확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오픈소스 HW 플랫폼으로는 아두이노(이탈리아), 라즈베리파이(영국), 비글보드/갈릴레오(미국) 등이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IoT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는 확장 하드웨어(쉴드)도 개발되고 있다. 또한, 메이커 스페이스, 해커스페이스, 팹랩 등 다양한 창작공간과 커뮤니티들이 생겨나면서 DIY 관련 인구 또한 매년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ICT DIY는 소프트웨어를 비롯한 최신 R&D 기술개발 분야에서 활발히 활용되고 있는 개방형 혁신 생태계를 형성하며 이런 생태계는 피고용인, 개발자, 이용자 간의 경계를 흐리고 있다. ICT DIY는 하향식이 아닌 일반인들로부터의 상향식 변화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고, 앞으로 점점 더 현재의 생산과 고용형태에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다. 또한 다양한 사람들의 상상력ㆍ창의성이 ICT와 손쉽게 접목되도록 함으로써, 사회 전반에 큰 혁신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ICT DIY 열풍이 상대적으로 아직 초기단계다. 기본적으로는 오픈소스 기반 HWㆍSW에 대한 인식부족, 커뮤니티 활동 저조, 플랫폼 부재 등 취약한 생태계가 탓이다. 하지만 최근 전 세계적인 메이커 운동과 더불어 우리나라도 서서히 붐이 일어나고 있으며, 특히 오픈소스 HWㆍSW, 3D 프린터 그리고 사물인터넷(IoT)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아울러, 우리정부도 창작문화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추진 중이다. 이미 창조경제타운을 통해 국민 아이디어의 실현을 지원하고 있으며, 전국에 무한상상실을 설치하여 누구나 자작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 중이다.

ICT DIY 문화가 보다 폭넓게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정책적 뒷받침과 함께 국민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는 문화 조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과 기술 및 표준도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단순히 설계나 디자인 정보를 공유하는 것을 넘어서 필요한 도구와 재료에 대한 정보, 조립 및 구성을 위한 기술과 팁에 관련된 교육도 뒷받침 되어야 하며, 참여자들 간의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향상된 기술과 결과물이 도출되는 전 과정이 뒷받침 되어야 할 것이다.

ICT DIY는 사회적으로 다양한 계층 및 직업에서 도출되는 국민 아이디어의 신 제품화, 선 서비스 창출을 통한 국민 주도형 창업문화를 확산할 수 있으며, 이는 국가차원의 창의적 자산을 극대화 시킨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ICT 기반의 소비자 중심의 창작생태계가 산업간 융합을 촉진시키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미래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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