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찬 대전신학대 총장 |
보통 사람에서는 재현될 수 없는 신화로 인간의 세계를 초월하여 절대적인 신의 능력을 힘입은 사람들에게 나타났던 영웅적인 사건으로 남아 있다. 때는 역사가 현실의 벽으로 넘어들기 시작하면서 고대 근동의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에서 이 믿어지지 않는 이야기는 시작된다. 평야지대와 산악지역이 만나는 곳에 어느 계곡이 있었다. 해안에 인접해 있는 평야지대에서 주요 도시들이 있는 산악지역으로 가려면 거쳐 가야하는 곳이 있었다. 그래서 군사 전문가들은 이곳을 전략적인 요충지 혹은 교두보라고 한다.
해안지대에서 내륙으로 진출하려는 세력과 내륙을 사수하고 해안과 바다로 진출하려는 세력 간에 사활을 건 한판의 사생결단의 혈투는 불가피했다.
결국 이들은 모든 병력들을 총동원하여 전쟁을 준비하고 운명을 건 한판의 대 승부를 벌이기위해 출전했다.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사선의 전쟁터를 향해 고향과 처자식을 뒤로 한체 계곡을 사이에 두고 서로 대치하고 있었던 것이다. 돌이킬 수없는 운명의 혈투는 사활을 건 한 판의 빅 이벤트였다. 하지만 계곡을 맞대고 서슬퍼런 진용을 구축한 두 군대가 서로 눈치를 보면서 섣부르게 적전을 전개하지 못했다. 언덕을 내려와서 계곡을 지나 언덕으로 오르면서 상대 진영을 공격하는 것은 너무 위험 부담이 컸고 전술적으로 패배가 자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오래동안 적막한 긴장이 쥐죽은듯 침묵을 넘어 피를 말리고 애를 태워갔다.
하지만 그 침묵은 오래가지 않아 깨지고 말았다. 일대일의 한판 승부로 이 전쟁을 결판 내자는 합리적이고도 당돌한 제안이었다. 해안에서 내륙으로 진출하려는 해양세력은 선진화된 제련 기술로 강력한 철제무기로 무장했고, 많은 전쟁 경험으로 이번 전투에 선제적인 제안을 들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이 전쟁의 국면을 전환하려고 했다.
그에 비해서 내륙에서 유목과 농경의 청동기 문화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내륙세력은 방어적인 수세에서 이 당돌한 제안에 기가 죽어버리고 말았다.
전투는 시작하기전에 공격적인 해양세력으로 기울어 결판이 나는듯 했다. 이 계곡에서 무슨 일이 있었기에 기적과 같은 영웅담은 신화를 넘어 역사로 사람들에게 영원히 기억하고 생생한 파노라마처럼 끝없이 재현되고 있을까?
이 이야기는 바로 성경에 나오는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다. 골리앗이 2미터가 넘는 장수였고 다윗은 어린 소년이었다. 이 대결은 결국 시작하자마다 다윗의 물매돌을 한방에 골리앗을 쓰러뜨리고 다윗의 승리로 끝나게 된다. 골리앗이 일대일의 결투로 전쟁을 끝내자고한 것은 자신이 중보병으로서 강점을 활용해 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갈 속셈이었다. 하지만 다윗은 투석병으로서 근접전투보다는 원거리에서 승부를 펼치려는 전략을 구사하게 된다. 당시 투석병들은 200미터 거리에서도 날아가는 새를 맞추고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성경은 다윗의 믿음을 강조하지만 그 배경에는 다윗이 가지고 있는 강점에 집중함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다윗의 전략적인 탁월함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이순신 장군이 명랑해전에서 12척으로 330척의 일본 해군을 물리친 것은 오직 조선해군의 강점에만 집중해 방심한 적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입혔기 때문이다. 다윗은 야전에서의 양치기 생활을 통해 상황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침착하게 대응하는 훈련을 받았다. 때문에 교만함으로 상황을 오판한 거대한 거인 골리앗은 패배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는 역사를 통해서 약점 때문에 열등감에 빠져 좌절하지 말고 강점을 찾아 집중적으로 훈련하는 것을 배울수 있다.
겸손함으로 자신을 낮추고 자신의 강점에 집중하여 훈련하는 것. 이런 훈련에 익숙해질 때 당신이 바로 다윗이고 이순신 장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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