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추절' 뜨는 보름달, 절절한 사랑 담겨있죠

중국 추석의 전설 '후예와 상아'

아주 먼 옛날, 하늘에 태양이 열 개나 있었습니다. 햇빛이 쨍쨍 내리므로 식물들이 다 말라죽고 새들이 짐승들이 다 도망갔고 백성들에게 많은 재난을 가져왔습니다.

그 때 힘이 장사인 후예이라는 사람이 곤륜산(昆侖山) 정상에 올라가 신궁(神弓)으로 나머지 아홉 개의 태양을 쏘아 떨어뜨리고 백성들을 재난에서 구제했습니다.

얼마 후 후예는 상아(嫦娥)라는 미인을 아내로 얻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하루 후예가 친구를 찾으러 곤륜산에 갔는데 마침 그곳을 지나던 서왕모(西王母)와 마주치게 되었습니다.

이때 후예는 서왕모에게서 “불사약(死藥)”을 얻었는데 이 약은 복용하는 즉시 신선이 되어 하늘로 올라갈수 있는 약이었습니다. 후예는 아내를 홀로 남겨두고 승천할 수 없었기에 그 약을 아내인 상아에게 잘 보관해두라고 주었습니다.

이 일을 뜻밖에도 후예의 식객이었던 봉몽(蓬蒙)이 알게 되었습니다. 봉몽은 후예가 외출한 틈을 타서 상아에게 그 불사약을 내놓으라고 협박하였습니다. 상아는 봉몽의 상대가 되지 못할줄을 알고 그만 그 불사약을 입에 삼켜 버렸습니다.

상아는 그 약을 삼킨 후에 곧바로 몸이 땅에서 멀어지더니 하늘로 훨훨 날아올라갔습니다. 그러나 상아는 하늘로 올라가면서 얼마나 남편을 그리워하였든지 더 이상 날아 올라가지 못하고 인간세상에서 가장 가까운 달에 떨어져 선녀가 되었습니다.

후예가 집으로 돌아온 후 시녀들이 모든 사실을 울면서 말해줬습니다. 슬픔을 억누르지 못한 후예는 밤하늘을 바라보며 사랑하는 아내의 이름을 불렀습니다. 그날밤은 달이 유난히도 둥글고 밝았을 뿐만 아니라, 거기에 상아와 똑같이 생긴 흔들리는 그림자가 보였습니다. 후예는 급히 제상을 내어와 상아가 가장 좋아하던 음식과 과일을 그 위에 차려놓고 월궁(月宮)에 있는 상아에게 제사를 지냈습니다. 백성들도 상아가 신선이 되어 달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모두 달 아래 제상을 차려서 상아에게 행복을 빌었습니다.

이때부터 민간에서는 달이 가장 둥글고 밝은 중추절이면 달에게 절하는 풍습이 전해지게 되었답니다.

(+)중국에서는 매년 추석(또는 중추절이라고도 한다)이 오면 흩어졌던 가족들이 모두 부모님 곁으로 모인다. 이를 중국어로 '투안위앤'이라고 하며 중추절을 '투안위앤지에'라고도 부른다.

중국=마현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