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나름 큰 규모의 슈퍼마켓으로 매장을 운영해 왔지만, 얼마전 인근에 '드러그스토어(Drugstore)'가 새로 문을 열면서 매출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약(Drug)과 매장(Store)을 합친 복합 점포인 드러그스토어가 지난 5년간 5배 증가하면서 골목상권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다.
대전의 경우 지난 2013년 3월 4곳에 불과하던 드러그스토어는 올 들어 14곳이 증가해 현재 18곳이 성업중이다.
전국적으로도 중소기업청이 정의당 김제남 의원(비례)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CJ, GS, 롯데, 이마트 등이 출점한 드러그스토어가 지난 2009년 153개에서 올 7월 현재 669개로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드러그스토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은 의약품이나 화장품, 생활용품, 식품 등을 모두 취급하는 복합점포이지만 유통산업발전법상 준대규모 점포 규제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실제로 시장의 6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올리브영은 지난 2009년 71개에서 올 7월 현재 388개 점포로 5배 이상(546%)늘어났고, W스토어는 2009년 56개에서 올해는 158개 점포로 3배(282%) 늘었다.
왓슨스 역시 같은 기간 동안 26개에서 93개로 358% 확장세를 보였다. 이렇게 드러그스토어 경쟁으로 지역 상권 피해도 커지고 있다.
중소기업청이 김 의원에게 제출한 '드럭스토어 주변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드러그스토어 인근 727개 소매점포 중에서 절반이 훌쩍 넘는 380개 점포가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인근 800m이내 소매점포들 중 85%가 최근 3개월간 적자 혹은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드러그스토어가 약국의 건강기능성 식품 영역을 빼앗으면서 지역 골목 약국들의 폐업도 가속화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국의 개폐점 현황'자료에 따르면 드러그스토어가 진출하기 전인 2009년 한 해 동안 전국에서 약국은 1553개 폐점하였던 것에 비해 지난해 말까지 1739개가 문을 닫았다.
대전의 경우 지난 2012년 225개 약국이 신설했던 것에서 지난해에는 185곳만이 신설하는데 그쳤으며 같은 기간 폐점 약국은 142곳에서 143곳으로 1곳이 늘었다.
이렇게 드러그스토어가 지역 상권을 빠르게 잠식하면서 중소상인들에게는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인 SSM, 상품공급점에 이어 지역상권 붕괴의 4차 쓰나미로 인식되고 있다.
김제남 의원은 “매번 유통 대기업들의 편법에 뒷북치는 관련법의 개정보다는 원천적으로 골목상권 생태계의 붕괴를 초래할 수 있는 업종에 대한 허가제를 실시하는 것이 근본적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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