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병훈 한국폴리텍대학 충주캠퍼스 학장 |
1990년대 중반 교육자율화 이후 국내 대학의 수는 2배 이상 증가했다. 대학 문호의 대폭 확대는 학력위주의 사회풍토와 맞물려 우리나라 대학 진학률을 세계 최고 수준(85%)으로 끌어 올렸다.
이러한 학력인플레는 인력시장에 대졸자가 넘쳐나는 인력계층 불균형과 고용구조 왜곡을 초래했으며, 일자리 미스매치(job mismatch)의 주요원인으로 국가경쟁력에 엄청난 손실을 빚고 있다.
이에 정부에서 내놓은 해법이 바로 '선취업 후진학'과 '일ㆍ학습병행제'다. 정부는 몇 년 전부터 일자리 미스매치 타파와 선제적 인력양성을 위해 우선 취업 후 개인의 능력에 의해 학업을 이어가는 '선취업 후진학' 제도를 추진했다. 또한 '선취업 후진학' 제도의 정착과 학업을 개인의 능력에 의존했기 때문에 다소 미진한 후진학 참여율 제고에 역점을 둔 '일ㆍ학습병행제'를 도입했다.
'일ㆍ학습병행제'는 독일과 스위스의 도제, 호주의 신도제, 영국의 견습제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자리 잡혀 있는 '일터 기반 학습(work based learning)' 제도를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도입한 것이다. 이들 국가들은 기업과 개인 맞춤식 도제 교육의 실시를 통해 현장실무형 고급인재 육성은 물론 낮은 실업률을 자랑하는 최고의 선진 복지국가로 발전했다.
우리나라의 '일ㆍ학습병행제'는 정부가 기업에 제공하는 교육시설과 장비 등 교육훈련 인프라와 현장전문가가 개발한 현장중심 교육훈련프로그램 NCS (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국가직무능력표준)를 기반으로 기업체 중심의 현장 실무교육과 함께 교육훈련기관의 보완적 이론교육을 받는 일과 학습의 병행이다. 더불어 이 과정을 이수한 수료자는 국가의 개인 역량 평가를 통해 자격(학력) 등을 인정받는다.
'일ㆍ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청년은 정부 지정 기업체에서 임금과 보험 등 기존 재직자와 동등한 대우로 근무하며, 교육훈련 이수 후에는 국가가 인정하는 자격이나 학위를 취득할 수 있다. 동시에 1년에서 4년의 장기간 근무하는 동안 멘토(도제)인 유능한 선배로부터 1:1 전담교육을 받으며 실력과 잠재력을 개발하고 애사심을 키워 이직률도 낮출 수 있다.
'일ㆍ학습병행제'에 참여하는 기업은 젊은 인재를 선점해 장기근속을 통해 기업의 핵심인재로 키울 수 있으며, 정부로부터 현장훈련의 기반이 되는 시설과 장비 및 훈련과정 제반 운영비용을 지원 받을 수 있다.
화려한 스펙의 보유자를 채용해도 현장에 적용하려면 1인당 6000만원 이상의 막대한 재교육 예산이 투입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재정적 부담 없이 기업 맞춤형 인재를 육성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가 뒷받침하는 '일ㆍ학습병행제'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킴으로써 학력과 스펙이 아닌 기술과 능력으로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건전한 사회로의 진출과 누구나가 갈망하는 능력중심사회의 실현을 기대한다.
청년들의 방황 없는 조기 입직, 기업체들의 어려움 없는 우수 인재 채용은 건강한 노동시장 구조 형성으로 이어져 마침내 고용률 70% 달성과 더불어 선진 복지국가 진입의 희망이 될 것이다.
'일ㆍ학습병행제' 참여를 희망하는 기업이나 청년 구직자는 한국산업인력공단(www.hrdkorea.or.kr)이나 HRD넷(www.hrd.go.kr) 등을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일ㆍ학습병행제'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한국폴리텍대학 충주캠퍼스 교학처(043-850-4102)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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