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연구재단은 인문사회연구본부장 공모를 지난 6월 27일부터 7월 14일까지 진행했으나 재공모 결정을 내려 지난달 7일까지 다시 지원자를 접수받았다. 이 결과, 서 교수가 인문사회연구본부장으로 최종 선임됐다. 그러나 학계 일각에서는 1차 공모에서 지원해 탈락한 서 교수가 재공모를 통해 인문사회연구본부장으로 선임된 것을 놓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1차 공모 탈락자가 재공모에서 최종 선임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인문사회연구본부장직은 줄곧 정년을 앞둔 학계 상급자가 임명됐다는 점에서 50대 초반의 서 교수 선임에 대한 거부감도 일고 있다.
서 교수는 1961년 생으로 부산 동아고를 나와 서울대 사회(지리·학사), 사회과교육(석·박사)에서 학위를 취득해 학계에서는 인문사회연구지원 사업의 총괄ㆍ조정자로 연륜이 적다는 평이다.
연구재단 출범 이후 60세 초반인 김문조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이한구 성균관대 철학과 교수, 김세영 단국대 무역학과 교수 등이 인문사회연구본부장으로 역임한 후 학교로 복귀해 정년퇴임했거나 앞두고 있다. 서 교수는 지난 2008년 고려대 입학처장시절 수시 2-2학기 특목고 학생 가산점 여부로 인해 고교등급제 논란의 중심에 서 있었다.
학계 한 인사는 “인문사회연구본부 아래 인문학단, 사회과학단, 문화융복합단, 인문사회연구지원실, 인문사회연구총괄 기획ㆍ지원ㆍ진흥팀 등을 총괄한다는 자리로 연륜이 높고 존경받는 시니어층이 임명돼 왔다”며 “이번 선임결과는 이런 학계의 룰을 깬 것을 비롯해 1차 탈락자를 재공모에서 선임했다는 점에서 납득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계 인사는 “인문단장은 재공모까지 진행했으나 적격자를 찾지 못해 3차 공모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인문사회연구본부장도 재공모에서 적격자가 없으면 다시 공모를 통해 선임절차를 밟아야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연구재단은 “서 교수가 1차 공모 탈락자가 맞다”며 “그러나 장기간 공석으로 놔 둘 수 없는 상황에서 재공모 지원자 가운데 최종 적격자로 판정했다”고 해명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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