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등록없이 안락사하는 동물보호센터는 위법”

대전동물보호센터 운영하는 대전시 고발당해 市 “보호소 운영부지 시급하나 진료도 불가피”

▲대전시가 직영하는 대전동물보호소에 유기견들이 주인이 찾아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동물병원으로 등록하지 않고 동물보호센터를 운영한 대전시와 동물보호센터에 유기동물을 보낸 4개 구청이 검찰에 고발됐다.

대전동물보호센터가 동물 진료와 안락사 업무를 하고 있음에도 동물병원으로 등록하지 않은데다, 개원하지 않은 수의사까지 진료행위를 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아산에서 동물보호가로 활동 중인 박모(63)씨는 대전시와 4개 구청에 대해 직무유기와 직권남용을 이유로 지난달 25일 대전지검에 고발장에 제출했다.

대전시가 직접 운영하는 유성 갑동의 동물보호센터가 현재 동물병원으로 등록하지 않고 동물 진료와 안락사 처리를 하는 게 현행법을 위반했다는 게 박씨의 주장이다.

우선 수의사법에 따르면, 수의사는 동물병원을 개원하지 않고 동물진료를 할 수 없도록 규정했으나, 대전시는 개원 수의사가 아닌 면허만 가진 수의사를 고용해 진료하고 있으며 진료 장소 역시 병원이 아니라 센터다.

박씨는 “동물을 치료하고 안락사하는 행위가 관련 법률에 맞게 동물병원으로 등록하거나 개원 수의사가 해야 하기에 몇 년째 문제제기를 했지만, 바뀌지 않아 고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전시는 동물보호센터를 동물병원으로 등록할 필요성을 인정하면서 위급한 동물을 위한 치료는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재 대전동물보호센터는 가축을 사육하던 땅을 임대해 사용하는 곳으로 개발제한구역이어서 동물병원으로 등록할 수 없다.

때문에 동물병원으로 등록할 수 있는 새로운 부지를 임대해 그곳에서 동물보호센터와 동물병원을 함께 운영하는 게 최선이지만, 유기견 보호시설에 대한 주민의 반발이 커 수년째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보호자 없이 다쳐서 온 위급한 동물을 면허를 지닌 수의사가 무료로 치료하고, 반환 공고가 끝나 대전시 소유가 된 유기동물에게 자가 진료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며 “동물병원과 보호소를 함께 운영할 부지를 마련하는 게 시급하나 이 때문에 유기동물 치료를 그만둘 수도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안 기자 victorylb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