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4일 불산 누출사고가 일어난 금산 화학공장에서 마을주민이 이인제 의원과 길준잉 대표에게 대책을 촉구하고 있다. |
한 공장에서 1년간 3번의 화학사고가 발생해 이때마다 회사가 먼저 설명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민들은 더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있기 때문이다.
28일 새누리당 이인제 최고의원이 금산 군북면사무소와 화학사고가 난 공장에서 진행한 현장조사에서 주민들은 불안감을 호소했다.
금산군 군북면 불산안전대책위원회 문영철 사무국장은 성명서에서, “램테크놀러지는 1년 사이 3번의 화학사고를 일으켰고, 사고대처 과정에서 은폐하려 시도했다”며 “화학물질 유출을 알리지 않는 것은 주민이 대피할 기회마저 빼앗는 범죄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해당 업체에서는 지난해 7월에도 하천으로 불산이 유출돼 물고기가 떼죽음 당한 사고가 있었고, 지난 5월에는 작업장 내에 질산이 쏟아져 작업자가 팔과 다리에 화상을 입는 등 두 차례 사고가 발생했다.
불산이 유출되고 질산이 쏟아지는 화학사고에 대해 회사는 주민들에게 알리거나 신고하지 않았다.
지난 24일 오전 9시 11분께 액체 불산 4㎏이 유출된 세 번째 화학사고에서도 주민들이 공장에 찾아와 설명을 요구했으나, '소석회의 단순 해프닝'이라는 엉뚱한 답변을 들어야 했다.
이 과정에 현장에 출동한 소방관에게도 불산 누출을 설명하지 않아 돌려보냈고, 불산에 피폭된 공장 내 작업자들을 먼저 병원에 이송하고 수 시간 후에 주민 피폭자를 찾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길준잉 대표이사는 “직원들이 사고를 수습하느라 당황하고 두려운 마음에 주민과 소방대원에게 화학사고 사실을 말하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며 “피해 우려가 있는 주민과 농작물에 대해 조사를 실시하고, 공장을 4년 내에 다른 곳으로 옮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주민 김진호(64)씨는 “화학물질을 다루는 공장이 농촌 주택가 중심에 어떻게 허가를 받았는지, 청정 금산에 유해물질 처리시설이 얼마나 있고 관리는 되는지 국회 차원에서 조사가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인제 의원은 “작업자가 밸브를 잠그지 못했다면 돌이킬 수 없는 사고가 발생할 수 있었다”며 “주민들 생계와 생명을 위협할 상황이 나오지 않도록 화학공정이라도 이전할 수 있도록 검토해달라”고 주문했다.
임병안·금산=송오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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