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소리]권유, 세상을 향한 작은 기여

  • 오피니언
  • 사외칼럼

[NGO소리]권유, 세상을 향한 작은 기여

김호택 연세소아과병원장(전국제로타리3680지구총재)

  • 승인 2014-08-28 15:01
  • 신문게재 2014-08-29 16면
  • 김호택 연세소아과병원장(전국제로타리3680지구총재)김호택 연세소아과병원장(전국제로타리3680지구총재)
▲김호택 연세소아과병원장(전국제로타리3680지구총재)
▲김호택 연세소아과병원장(전국제로타리3680지구총재)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주관하는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했다.

평소에 매스컴에서 접하면서 언젠가 가입하고 싶다는 생각은 했지만 나에게는 닿지 않는 인연이었다. 개인적으로, 그리고 사업상 할 일이 많아 재정적 여유가 없기도 했고, 뜬금없이 손 번쩍 들고 '저도 하고 싶어요' 할 일은 아니었다.

로타리 총재를 마친 뒤 어시스턴트 로타리 코디네이션 활동을 하면서 선임 코디네이터로 3년간 모셨던 천안 문치과의 문은수 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아너 소사이어티 가입을 권유받았다. 아너 소사이어티 충남 회장인 문 원장에 대해 갖고 있던 평소의 신뢰가 앞뒤 재지 않고 그 자리에서 승낙하게 만든 동력이었다.

응낙하고 생각해 보니 좋은 점과 걱정되는 점이 교차되었다. 걱정은 물론 자금 마련의 방법이었지만 한 번에 1억원을 모두 기부하지 않아도 좋고, 5년, 10년 동안 기부하겠다는 약정만으로도 회원 가입이 가능하다는 말에 용기를 얻었다.

좋은 점은 그동안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이 제도가 많은 장점을 갖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스스로 자부심을 갖게 되었다는 것이다. 덜컥 일을 저질러 놓고 사후(事後)에 상의한 아내가 '잘 했다'며 맞장구쳐주는 바람에 신이 났다. 10년 간 1년에 1000만원을 기부하면서 반은 모교인 연세대 의대를, 그리고 나머지 반은 내가 사는 동네 금산을 위해 써달라고 했더니 '얼마든지 가능한 일'이라고 해서 더욱 기분이 좋았다. 금산로타리클럽 김제식 회원의 “나도 언젠가, 그리고 '꼭' 해보고 싶은 일을 총재님이 먼저 하셨다”는 칭찬과 평소 존경하는 부여로타리클럽의 이훈구 회장이 충남의 1번 기부자라는 사실에 어깨가 한 번 더 으쓱해졌다.

공동모금회에서는 가입식을 해주겠다고 했지만 소문나고 알려지는 것에 대한 부담으로 가입식만은 생략하든지, 혹시 하더라도 조촐하게 하고 싶었다. 충청도 사람의 기질이라고 한다. 마음을 바꿔 먹은 것은 '권유하는 선순환'이 필요하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기 때문이다. 내가 가입을 생각한 것은 누군가 권유해준 덕분이다. 그렇다면 나도 누군가 가깝고 마음 따뜻하고 함께 할 분들에게 가입을 권유하는 것 또한 세상을 위해 좋은 일이라는 생각이다.

총재로, 또 지도자로 한국로타리에서 대단한 업적을 쌓은 문은수 원장이 공동모금회의 신한철 충남도회장과 함께 시골 동네 금산까지 오신다기에 유태식 차기 총재를 비롯한 금산 지역 로타리 지도자들을 가입식에 청했더니 20여 분이나 참석해주었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두세 분이 가입을 약속했다.

충남도 전체에 10명밖에 없는 회원이 금산에서 몇 명 탄생한다면 지역으로서도 영광스러운 일이다. 문은수 원장이 로타리 지도자들에게 가입을 권유한 영향이 크다. '옆구리 찔러 절 받는다'는 속담은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지만 옆구리를 찔러서라도 인사를 받아야 할 때가 있다. 함께 나누고 고통을 분담하고 싶은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참으로 많지만 그 마음이 실천으로 옮겨 가려면 누군가 '멍석'을 깔아주어야 한다.

이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알아보고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권유의 멍석'은 개인이 아닌 이 사회와 세상을 위한 일이다.

신한철 회장은 “충청남도가 전국적으로 1~2위를 다툴 정도로 기부를 가장 많이 하는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수는 전국에서 꼴찌”라고 하면서 “얼굴 알리고 낯 세우는 것에 대해 부담 느끼고 조용히 좋은 일 하려는 충청도 사람들의 마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기부문화가 더욱 확산되려면 '권유'와 '칭찬'의 정신도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글을 쓰기는 했지만 결과적으로 낯 뜨거운 '내 자랑'이 되어버린 것이 부끄럽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