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단]당신은 지금 몇 살이나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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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단]당신은 지금 몇 살이나 되었을까?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14-08-28 15:01
  • 신문게재 2014-08-29 16면
  •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늙어가는 사람만큼 인생을 사랑하는 사람은 없다”라는 말이 있다. 한 해 두 해 나이를 먹다보면 이 말처럼 인생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늙음은 부지런한 사람과 게으른 사람, 부자와 가난한 사람 모두에게 공평하게 찾아오므로, 늙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일이다.

생활이 풍요로워지고 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우리나라 평균 수명도 어느덧 80세를 넘어섰다. 암 정복이 눈앞에 다가와 있고 불로장생의 신약을 찾듯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곧 생명의 신비를 벗길 것이다.

예전에 한 TV 프로그램에서 인간 수명에 관한 특집 보도를 한 적이 있다. 미국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로 2020년이 되면 평균 수명이 120세, 2050년에는 150세가 된다는 내용이었다.

인간의 수명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질문은 꾸준히 논의되어 왔다. 성경에는 수명이 120세로 나온다(창세기 6장 3절). 현대 의학자들도 비슷하게 125세까지로 보고 있다. 통계청에서도 2013년 65세를 넘은 사람의 평균 수명이 91세라고 발표한 것을 보면, 인생 70은 옛말이고 인생 100세 시대가 온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요즘은 또 '인생 100년 사계절 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25세까지가 '봄', 50세까지가 '여름', 75세까지가 '가을', 100세까지가 '겨울'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른다면 70세 노인은 단풍이 가장 아름다운 만추(晩秋)쯤 되는 것이요, 80세 노인은 이제 막 초겨울에 접어든 셈이 되는 것이다.

동양의 회갑(回甲) 개념이 없는 서양에서는 대체로 노인의 기준을 75세로 보고 있다. 그들은 65세에서 75세까지를 젊은 노인(young old) 또는 활동적 은퇴기(active retirement)라고 부른다. 비록 은퇴는 했지만 아직도 사회활동을 하기에 충분한 연령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육체적 연령보다도 더 중요한 것이 정신적 젊음일 것이다.

유태계 미국 시인인 사무엘 울만(Samuel Ulman)은 일찍이 그의 유명한 시 '청춘(Youth)'에서 이렇게 노래했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기간이 아니라 마음가짐을 말한다' 때로는 20세 청년보다도 70세 노년에게 청춘이 있다. 나이를 더해가는 것만으로 사람은 늙지 않는다. 꿈과 열정을 잃어버릴 때 비로소 늙는다.

2005년 96세로 타계한 세계적인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타계 직전까지 강연과 집필을 계속했다. 페루의 민족사를 읽고 있으면서, 아직도 공부하시냐고 묻는 젊은이들에게 “인간은 호기심을 잃는 순간 늙는다”는 유명한 말을 했다.

이보다 나이는 적지만 올해 72세인 세계 최고의 테너 플라시도 도밍고는 최근 '이제 쉴 때가 되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쉬면 늙는다”며 바쁜 마음이야말로 건강한 마음이라며 젊음을 과시했다. 이들은 한결 같이 젊은이보다 더 젊은 꿈과 열정을 가지고 살았다.

정신과 의사들은 말한다. '마음이 청춘이면 몸도 청춘이 된다', '이 나이에 무슨…'이라는 소극적인 생각은 절대 금물이다. 노령에도 뇌세포는 증식한다. 죽을 때까지 공부하라. 확실히 늙음은 나이보다도 마음의 문제인 것 같다. 물론 생사는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러나 일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을 때 까지 살 수 있다면 감사한 인생이 되지 않겠는가.

항상 젊은 마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새로운 일에 도전하면서 바쁘게 사는 것이 젊음과 장수의 비결이다. 소극적이고 고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자.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나이를 먹는 것은 늙어가는 것뿐이라는 소극적인 생각을 버리자.

100세 사회의 미래 자화상은 자신이 그려야 한다. 우리에게 '준비된 노후'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삶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사실을 두려워하기보다는 남은 삶을 어떻게 보내야 아름답게 보낼 수 있을까를 설계하여 미래를 기대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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