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형석 (한국기계연구원 도시철도차량시험인증센터장)
|
현재 국내에서 개발된 미래교통수단인 자기부상열차가 인천공항에서 개통을 앞두고 있고, 재검토 중이긴 하지만 대전도시철도2호선 차종으로 선정돼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자기부상열차는 바퀴 대신에 자석의 힘을 이용하여 열차를 선로로부터 부상시켜 달리는 열차이다. 바퀴와 선로사이의 접촉이 없다보니 아주 부드럽고 조용하고 먼지가 없는 고급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필자의 경험에 의하면 자기부상열차를 처음 접하는 시민들은 자기부상열차의 안전에 대하여 궁금해 하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무거운 열차를 부상시키는 강력한 자석이 인체에 유해하지 않은지 그리고 바퀴가 없어 정전, 강풍 및 고장 발생 시 지상으로부터 높이 설치된 고가선로를 달리는 열차가 전복이나 추락하지는 않을지 하는 염려들이다. 필자는 인천공항 자기부상열차에 대한 차량성능시험을 맡아 이상의 염려에 대하여 안전한지 확인하는 시험을 담당한 적이 있어 시민들의 안전 우려에 대해 기술적 측면에서 접근해보고자 한다.
첫째, 자석으로부터의 자기장에 의한 인체유해성은 법에서 정한 허용기준에 훨씬 밑돌아 승객에게 무해함을 확인하였다. 방송통신위원회 고시(2009년) 전자파 인체보호기준에 준하여 열차 안과 밖 30cm, 90cm, 150cm 높이에서 자기장의 세기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 모든 측정 위치에서 허용치를 만족시켰으며, 최대값은 전동기를 움직이는 인버터라는 장치가 있는 곳에서 기준치의 36%였다. 전체적으로는 바퀴식 전동차의 자기장의 세기와 유사한 크기를 보였다. 자력이 센 자석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결과를 보이는 이유는 자석으로부터의 자기장이 넓은 공간에 분포하는 것이 아니고 승객이 접근하기 어려운 차량 하부에 붙은 자석에만 집중적으로 모여 있기 때문이다.
둘째, 자기부상열차가 자석의 힘만으로 부상하여 고가선로를 따라서 움직이지만 기계적 구조상 전복, 추락하지 않는다. 정전돼 자석이 힘을 잃거나 강한 바람이 불어 차량이 크게 흔들리거나 중요장치가 고장을 일으켜 자석이 작동하지 않으면 차량이 추락이나 전복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자기부상열차의 주행장치가 약 10mm 틈을 갖고 선로를 감싸고 달려 원천적으로 전복이나 지상으로의 추락이 일어날 수 없는 구조이다. 이러한 구조는 탈선 사고가 일어나는 바퀴식 열차에 비하여 큰 장점이다. 그렇다면 갑자기 자석이 자력을 잃으면 전복이나 추락이 없지만 큰 충격으로 선로에 부딪혀 승객이 다치는 것은 아닐까? 이를 확인하기 위하여 필자 일행은 열차를 시속 85km로 주행하다가 자석의 기능을 갑자기 끄는 시험도 수행하였다. 그 결과 열차는 선로에 착지장치로 약 110m 정도 무난하게 미끄러져 가서 멈췄다. 그리고 미끄러질 때의 충격은 보통 바퀴식 열차가 달릴 때의 경우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 이는 설령 선로에 열차가 부상기능이 상실돼 착지하더라도 10mm에 불과한 높이에서 떨어지는 충격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바퀴 대신 자석의 힘으로 고가선로를 주행하는 자기부상열차의 승객은 자기장의 영향과 전복, 추락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하다. 결론적으로 자기부상열차는 이러한 안전성을 바탕으로 그 고유의 장점인 편안하고 깨끗한 여행을 승객에게 제공해 우리의 상위단계 바램을 충족시켜, 보다 행복한 삶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 이런 고품질 교통서비스를 대전시민이 먼저 누리길 기대해본다.
배문숙기자 moon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