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림 대전ㆍ충남재향군인회장 |
서울신문이 2013년 2월13일 입수한 '세종시 이전에 따른 행정 효율성 진단 및 지원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비용은 총 4조 8108억 원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안전행정부가 한국능률협회컨설팅(KMAC)에 용역을 의뢰해 작성했다. 먼저 단순비용은 1308억 원이다. 세종시 공무원의 서울 출장비용 230억 원, 청사 이주비 86억 원, 연간 118만 명으로 추산되는 행정수요자 이동경비 992억 원을 합한 수치다. 문제는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이다.
특히 보고서는 대통령과 국무총리의 본거지가 서울과 세종시로 갈리면서 정책 조정기능 및 총리의 위상약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아울러 세종시 이전 부처장관의 서울 상주에 따른 조직통제력 약화와 대리인 참석 증가로 인한 업무 품질저하도 우려했다.
국정감사 및 조사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당정 협의 등에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다. 보고서가 “입법부와 행정부가 모여 있어 누리던 집적효과가 상실된다”고 우려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민간 영역에서의 비효율성도 적지 않다. 조세심판원 고위 관계자는 “민원인들이 서울 종로구 창성동 별관에서 영상회의 시스템으로 의견을 말할 수 있지만 굳이 세종시까지 내려오곤 한다”면서 “앞으로도 세종시 이전에 따라 민간에서 느끼는 불편이 커질 것”이라고 전했다.
계룡대의 비효율도 세종 청사와 닮은꼴이다. 계룡대는 3군본부(육군본부, 해군본부, 공군본부)가 모여 있는 군사기지 명칭이다. 충남 계룡시 남선면(南仙面) 부남리(夫南里)에 위치한다. 군(軍) 전략상 안정성을 확보하고, 국토를 균형있게 발전시키려는 군사적, 사회적 측면을 고려해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3년부터 6ㆍ20계획이란 암호명으로 추진되었다. 대전시 북서쪽으로 25㎞ 떨어진 계룡산 남측 기슭에 있다. 전두환 정부시절 말기인 1987년 7월 육군본부와 공군본부가 입주한 뒤, 김영삼 정부 초기인 1993년 6월 해군본부의 이전이 완료되면서 3군의 새로운 통합기지가 되었다.
각 군 참모총장과 간부들이 수시로 국방부, 합참, 국회 등 출장을 위해 서울로 왕복하고 있다. 그런데 계룡대 문제는 국방 차원이라 심각하다.
북한군의 각종 도발(상어급 잠수함 강릉해안 침투, 유고급 잠수정 속초근해 침투, 제2연평해전, 천안함 폭침, 연평도 피격, 북한군 노크 귀순, 무인정찰기 영공침투사건)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다. 여기에 더해 군내 총기난사사건, 구타사망사건, 자살사건 등이 직ㆍ간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다. 평시에 이런 수준이라면 전시에는 전쟁수행이 사실상 어려워질 수 있다. 대통령ㆍ국방장관ㆍ합참의장은 서울에서, 각군 총장은 계룡대에서, 국무총리는 세종청사에서 전쟁을 각각 지휘하는 구조다. 북한 김정은이 3년 내 무력적화통일 완성을 호언장담하고 있다고 한다. 지체할 시간이 없다. 따라서 계룡대와 국방부 그리고 합참 및 국회가 빠르고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우선 각 군 총장과 정보ㆍ작전 기능이라도 시급히 논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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