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하연 대전예술기획대표(클래시컬 발행인) |
2001년 출범한 DCMF는 그동안 5만 여명을 웃도는 관객이 즐겨온 순수예술축제로 대전 시민이 가장 좋아하는 축제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올해는 특별히 찾아가는 시티콘서트를 활성화하여 살아있는 클래식 축제를 만들어 보자는 데에 주력했다. 예상보다 더욱 뜨거운 반응을 얻어 13차례 약 2000 여명의 관객들을 만나고 대전의 도시 곳곳에서 품격 있는 클래식 탐험기를 써내려갈 수 있었다.
아울러 대전예술의전당에서 펼쳐진 11개의 공연을 통해 약 5000 여명의 관람객과 함께 도심 속의 음악여행을 만끽했다. 이렇게 한 달에 가까운 기간 동안 클래식 선율이 넘치는 대전을 그리며 펼쳐진 도시 속 예술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리게 된 점은 대전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기쁘고 자랑스럽기도 하다. 시민과 애호가들의 참여와 애정 어린 박수 소리를 들으며 우리의 축제가 잘 만들어져가고 있다는 자부심도 생긴 듯 하다.
해마다 축제에는 스타가 떠오르게 마련이다. 올해에는 특별히 바이올리니스트 이혜림을 기억하게 될 것이다. 세계적인 연주자인 로버트 맥더피와 함께 연주한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과 비발디의 '여름'에서 보여준 발군의 기량은 세계 어느 무대에서도 손색이 없었기 때문이다. 악단 중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현을 위한 세레나데를 현대적 감각으로 표현한 챔버 플레이어스 21과 오랜만에 대전을 찾아온 바이올리니스트 에릭 그로스만의 '악마의 트릴', 커튼콜에서 들려준 이자이의 발라드까지, 유러피안 듀오의 유스케 하야시가 들려준 '여름의 마지막 장미', 반도네오니스트 고상지와 TIMF앙상블이 들려준 열정적인 탱고 등 수많은 열연들을 기억나게 한다. 특별히 예술감독 이경선 교수와 SNU 비르투오지가 함께 한 축제의 오프닝 콘서트 '세상의 모든 여름'은 한국과 미국 , 이탈리아 등 세계 각국의 여름을 주제로 한 이번 축제의 대표적인 성격의 공연이다. 또한 14년 만에 처음으로 서울에서 축제를 선보이는 홍보 공연을 성황리에 개최한 것은 2014년 대전실내악축제의 주목할 만한 점이기도 하다.
축제를 하는 동안 가장 즐거운 경험은 연일 매진이라는 것과 많은 분들이 여러 개의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이다. 정성스럽게 차린 요리를 이것 저것 골고루 맛봐주는 분들에게 참 감사하다는 맘이 든다. 축제처럼 오랜 시간 많은 일들을 하다보면 숨은 공로자가 있기 마련이다. 요즘 같은 알바 천국(?)에 아무런 보수 없이 축제를 경험하고 함께 만들어 가보고 싶은 마음에 인턴을 지원해 준 4명의 자랑스러운 대학생들이 있었다. 그들의 땀과 수고가 있어서 시민들이 편안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 주면 좋겠다.
올해로 열 네 번째를 맞이한 대전실내악축제가 이제 막 끝이 났다. 해마다 찾아오는 여름축제를 준비하기 위해 지난 해 부터 신중하게 꼼꼼하게 계획했건만 언제나처럼 아쉬움이 가득하다. 이러한 아쉬움은 내년의 완벽한 축제를 그리는 데에 꼭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대전실내악축제를 위해 후원을 아끼지 않은 대전의 기업과 병원에 각별히 감사드리고 싶다. 우리의 문화와 예술이 꽃피울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과 애정을 부탁드린다.
뜨거운 열기로 가득 찬 여름날, 시원한 폭포수와 같은 리듬과 화음의 안식은 우리에게 다시 한 해를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원동력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축제는 끝나도 그 여운은 우리의 가슴속에 남아 넉넉한 마음으로 내년을 기약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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