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학·연 성공 모델' 과학비즈니스 성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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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학·연 성공 모델' 과학비즈니스 성지로…

통독 후 '중소 경제 이니셔티브' 부흥책에 기업 5948곳 입주 드레스덴공대 포함 대학 11곳·IT분야 등 상생협력 성장 견인

  • 승인 2014-08-21 14:06
  • 신문게재 2014-08-22 11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대덕, 창조경제의 꽃을 피우다] 해외사례…독일 드레스덴

▲ 사진 위부터 드레스덴 전경 모습. 대전테크노파크와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 등  5개 기관과 (주)시온텍, (주)에스앤, (주)스마트솔루션, (주)유나폴라텍, (주)디아이젠첨단소재, (주)블루웨이브텔 등 6개 기업이  지난달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드레스덴 나노페어 2014'에 참가했다.
▲ 사진 위부터 드레스덴 전경 모습. 대전테크노파크와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 등 5개 기관과 (주)시온텍, (주)에스앤, (주)스마트솔루션, (주)유나폴라텍, (주)디아이젠첨단소재, (주)블루웨이브텔 등 6개 기업이 지난달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드레스덴 나노페어 2014'에 참가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3월 28일 독일 드레스덴 공대 연설에서 평화통일 구상인 '드레스덴 선언'을 발표했다.

구 동독의 주요 도시 중 하나였던 드레스덴은 통일 이후 동독지역의 경제성장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곳으로 '산·학·연 클러스터'의 성공으로 도시 전체가 부흥한 모범사례로 꼽힌다. 통일 독일 정부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폭격으로 폐허가 됐던 드레스덴을 유럽의 대표적인 과학비즈니스 도시로 급성장시켰기 때문이다. '드레스덴 선언'은 북한의 주요 도시를 드레스덴처럼 '산·학·연 클러스터'의 국제 비즈니스 도시로 발전시키겠다는 의지의 표명인 셈이다.

특히 드레스덴은 지난해 7월 대전시와 '과학기술교류협정'을 체결해 대전시 및 대덕특구와 서로의 경험과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와 연구결과의 상용화를 위해 협력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대전시와 드레스덴은 해마다 나노포럼을 통해 기업인들간 상호방문 교류를 진행하는 가운데 대전테크노파크와 한국기계연구원, 나노종합기술원, 국가나노인프라협의체 등 5개 기관은 지난달 1일부터 3일까지 열린 '드레스덴 나노페어 2014'(제10회 국제나노기술 심포지엄 및 전시회)에 참가했다.

(주)시온텍, (주)에스앤, (주)스마트솔루션, (주)유나폴라텍, (주)디아이젠첨단소재, (주)블루웨이브텔 등 6개 기업이 참가해 13개 부스에서 제품전시 및 마케팅 활동을 펼쳤다.

▲'산·학·연 클러스터'의 성공 모델=작센주의 주도인 드레스덴 지역은 옛 동독을 대표하는 도시로 독일 통일의 상징으로 지칭된다. 드레스덴은 지난 1989년 11월 10일 베를린 장벽 붕괴 직후 동서독 정상회담이 열린 곳으로 당시 헬무트 콜 당시 서독 총리가 동독 주민들을 상대로 처음 연설한 역사적인 곳이다.

1206년에 형성된 드레스덴은 800년의 전통을 지닌 동유럽 문화의 중심지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 츠빙거 궁전, 프라우엔 교회, 레지덴츠슐로스 등 건축물과 오페라하우스, 박물관 등이 있다. 또한 2차 세계대전 이전 독일에서 네 번째로 큰 산업기반을 가졌지만 1945년 연합군의 융단폭격으로 지역 건물의 90%가 파괴됐지만 옛 동독 시절 산업 중심지로 재건돼 현재는 대표적인 '산·학·연 클러스터'의 성공 모델로 꼽히고 있다.

하지만 2차대전 동안 산업기반 전체가 붕괴됐고, 통독 직후에는 사실상 유령도시 같은 수준이었다. 연방 정부와 드레스덴 시, 작센주 정부는 독일 통일 이후 1990부터 적극적인 부흥책을 펼친결과, 지난 2000년 이후 줄곧 연평균 14%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드레스덴에는 약 3만5000명의 학생이 재학하는 독일 최대 기술대학인 드레스덴공대를 포함해 대학 11개, 정부 출연 연구기관(막스플랑크 ·프라운호퍼·라이프니츠), 지멘스·폭스바겐 등이 입주돼 상생 협력을 이뤄 성장동력을 이끌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분야에서 AMD·인피니온 등 하이테크 기업 1200여개 가 입주돼 4만8000명 이상의 인력을 고용하는 유럽 최대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 미국의 실리콘밸리를 본떠 '작소니(작센)밸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드레스덴에는 드레스덴 공대를 중심으로 도시 북쪽과 남쪽에 각각 '매트폴리스'와 '미나폴리스', '바이오폴리스'로 불리는 3개의 클러스터가 위치하고 있다.

▲성공의 비결, 체계적인 과학기술 지원=2000년 이후 기업들은 드레스덴으로 몰려들었다. 지난 2012년의 경우, 기업 5948개이 드레스덴에 입주 등록됐다.

특히 드레스덴의 기둥은 자체적인 비즈니스모델을 가지고 있는 프로젝트성 기업인 스타트업(Startup)이다.

독일 최고의 '히든챔피언'으로 꼽히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분야 세계 선두업체 노발레드는 지난 2001년 드레스덴공대가 설립한 회사다. 또 다른 드레스덴의 기둥은 정보통신기술(ICT) 클러스터인 '실리콘 색소니'다. 인피니온테크놀로지 등 반도체 회사 1500개(인력 4만8000명)가 이 곳에 입주돼 있다. 유럽 반도체의 절반이 이곳에서 생산된다고 디르크 힐버트 경제담당 부시장은 설명했다.

'실리콘 색소니' 의 지난 2010년 총 매출은 87억유로로, 2006년 대비 48%나 불어났다.

드레스덴의 성공비결은 유럽연합(EU)과 독일 연방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으로 구 동독 경제 재건을 위해 막대한 재원을 집중 투자해 산업클러스터로 육성했기 때문이다.

연방정부가 2008년 '중소경제 이니셔티브'라는 정책으로 각종 세부담 경감, 대학의 생계형 창업 지원 등에 나선 결과, 드레스덴에 '히든챔피언'이 넘쳐 나고 있다는 것이 드레스덴 시의 설명이다.

남북통일 이후 북한 측에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클러스터를 만들어 남북한 경제의 동시발전을 꾀하려 한다면, 드레스덴의 사례는 더없이 좋은 벤치마킹 대상인 셈이다. 또한 과학기술과 연결된 중견기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한 것도 드레스덴의 성비결이라고 꼽고 있다. 힐버트 경제담당 부시장은 “드레스덴의 성공 비결은 과학과 연관된 기술 중심의 중견 기업을 집중적으로 유치한 것과 산업, 연구기관, 대학 등의 조화를 이뤄낸 것”이라고 했다.

드레스덴은 엘베강을 따라 바로크 양식의 츠빙거 궁전, 프라우엔 교회, 레지덴츠슐로스, 젬퍼 오페라와 같은 유서깊은 건축물을 비롯해 약 200개의 극장과 오페라하우스, 박물관 등을 갖추고 있다. 이런 뛰어난 역사와 문화의 토대 위에 과학 기술 중심의 첨단 산업을 육성한 정책도 드레스덴 성공 신화를 가져왔다고 힐버트 부시장은 부연설명했다.

대전시는 지난 2012년 산·학·연 협력의 성공 모델로 주목받는 독일 '드레스덴 콘셉트'를 도입, 대전만의 독창적인 산·학·연 협력 시스템 구축을 추진 중이다. '드레스덴 콘셉트'는 드레스덴공대와 드레스덴 내 연구소 및 기업, 행정 등이 서로의 경험과 성과를 공유함으로써 시너지 효과를 내고, 연구결과의 상용화를 위해 협력하는 구조를 의미한다.

박근혜 대통령의 독일 국빈 방문단 일행으로 참가했던 이승완 대전창조경제협의회 공동위원장(대덕이노폴리스벤처협회 회장)은 “드레스덴이 통독 이후 24년간 산학연 협력을 통한 기업 중심의 과학기업도시였다면 대덕은 40년간 국내 연구개발의 중심 역할을 한 과학도시라는 점에서 비슷하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대덕의 미래 발전 모델이 드레스덴이라고 생각한다”며 “ 유럽의 실리콘밸리인 드레스덴 시를 벤치마킹해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산학연관의 담장을 허물고 과학기업도시를 여는 역할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독일 드레스덴=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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