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룡 대전가톨릭대학교 총장 |
세월호 가족들, 쌍용 자동차 해고 노동자들, 밀양 송전탑 피해 주민들,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강정마을 주민들,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상처와 고통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카퍼레이드, 미사, 교황님 숙소, 세월호 실종자 10명 이름을 부르심, 그 유가족들에게 직접 편지를 써 보내시는 등 어디서든지 구체적인 사랑을 하셨다. 일부에서 이제는 세월호의 노란 리본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하지만 교황님께서는 로마 바티칸으로 돌아가시는 비행기 속 회견에서 고통 속에 있는 자들을 결코 내려놓아서는 안된다고 강하게 말씀하셨다. 교황님께서는 상처와 고통으로 살아왔던 한국 국민들에게 교황 특유의 부드러운 감성언어로 많은 치유를 해주셨다.
“평화의 부재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아온 이 땅 한국에서는, 이러한 호소가 더욱 절실하게 들릴 것입니다. 평화는 단순히 전쟁이 없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입니다. 그리고 정의는 하나의 덕목으로서 자제와 관용의 수양을 요구합니다. 정의는 우리가 과거의 불의를 잊지는 않되 용서와 관용을 통하여 그 불의를 극복하라고 요구합니다. 정의는 상호 존중과 이해와 화해의 토대를 건설하는 가운데 서로에게 유익한 목표를 세우고 이루어 가겠다는 의지를 요구합니다.”(청와대 영빈관 연설)
사랑과 섬김의 삶을 걸어가시고 낮은 곳과 작은 자로 살아가신 교황님. 교황님 스스로 낮고 작은 자로 살아가셨다. 교황님께서 꽃동네를 방문하셨을 때 장애우와 장애 어린이들에게 예정된 시간을 넘기며 오랫동안 세심하게 그들과 함께 하셨다. 마련된 교황님을 위한 의자에 앉지 않고 50분 이상 서서 그들과 삶의 눈높이를 맞추셨다. 필자가 속해있는 대전가톨릭대학교에서 아시아 청년 18명들과 오찬 자리에서도 80세 가까운 교황님께서 시차의 어려움과 피곤함에도 불구하고 그들과의 만남을 시간을 넘겨가면서도 청년들이 원하는 모든 것을 들어주시고 함께 해주셨다. 대전가톨릭대학교의 교황님 방문을 책임 맡고 있는 필자로서 염려를 하였지만 소박하시고 소탈하신 교황님께서는 젊은이들에 대한 사랑이 특별하셨다.
“우리는 점점 더 세계화되는 세상 안에서 공동선과 진보와 발전을 단순히 경제적 개념으로가 아니라, 궁극적으로는 사람을 중심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여기서 사회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목소리를 듣고, 열린 마음으로 소통과 대화와 협력을 증진시키는 것이 대단히 중요합니다. 또한 가난한 사람들과 취약 계약층 그리고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사람들을 각별히 배려하는 것 역시 중요합니다. 그들이 인간적, 문화적으로 향상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합니다.”(청와대 영빈관 연설)
필자는 이번 교황님의 한국 방문을 지켜보면서 교황님의 방문으로 받은 은혜를 어떻게 지속적으로 실천하느냐가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한다. 당국에서는 경제 효과가 5000억이니 교황님의 한국방문으로 한국의 산티아고 순례길을 조성하는 등의 많은 사업들을 구상하고 실현하고자 한다. 하지만 그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지속적으로 교황님께서 하신 말씀과 실천하시는 사랑과 섬김의 삶을 함께 걸어가는 것은 바로 우리 교회의 몫이다. 이를 위해서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씀과 삶과 모습을 계속 연구하고 알리며 실행하는 자세가 절대로 필요하다.
성 요한 바오로 2세 전 교황님께서 25년 전에 방문하셔서 하신 말씀을 인용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으로 이글을 맺고자 한다. 여기에 한국사회의 섬김과 사랑의 해법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미래는 이 국민들 가운데 현명하고 덕망 있고 영적으로 깊이 있는 사람들이 얼마나 함께 하느냐에 달려있다.”(1989년 10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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