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년만의 이른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체별로 추석차례상 비용을 연이어 발표하고 있지만, 발표기관과 업체별로 가격이 최대 10만원 차이가 나면서 추석준비를 위한 가이드 가인 제시라는 당초 취지와는 다르게 소비자들의 혼선만 가중시키고 있다.
여기에 가을장마 시작과 이른 추석으로 인한 배와 사과의 수확물량 저조 등 여러 변수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명절때마다 이뤄지는 차례상 가격 예측의 실효성 논란도 일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최근 추석 차례상에 들어가는 26개 품목의 비용을 전통시장이 19만3384원, 대형유통업체는 27만4753원으로 전망했다.
지난해 추석 차례상 비용보다는 4.4%, 4.5%오른 금액으로 aT는 육탕·육적 등에 사용되는 쇠고기가 8~15% 정도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측한 반면 사과·배 등 햇과일 가격은 전년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롯데마트는 제수용품 구매를 시작하는 추석 일주일 전 시점을 기준으로 주요 제수용품 27개 품목 구매비용(4인 가족)을 22만5240원으로 예상했다. 지난해보다 10.1% 증가한 금액으로 롯데마트는 일찍 수확할 수 있는 과일 물량이 적어 사과는 지난해보다 50%, 배와 단감도 각각 25%, 41% 비싸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홈플러스는 23개 핵심 제수용품 가격을 작년 추석 대형마트 수준보다 평균 21.5% 인하하기로 하고 올 추석 차례상 비용을 17만7720원으로 전망했다.
홈플러스는 올해 추석 제수용품 시세는 작년보다 5~10%가량 상승했으나 23개 핵심 제수용품을 '추석 특별 물가관리품목'으로 선정해 21일부터 15일간 전국 최저가격 수준으로 동결키로 하면서 차례상 비용은 총 17만7720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업체와 기관별로 10만원이나 상이한 차례상 비용이 발표되면서 소비자들은 추석 차례용품 가격이 민감한 시기에 오히려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주부 최민영(37)씨는 “차례상 용품 대부분이 추석 즈음에 구입해야 하는 물건들이 많은데, 어느 곳은 문제 없을 것이라고 하고, 어느곳은 수확자체가 어렵다고 하니 어디를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며 “10만원씩이나 가격 차이가 나는데 그게 무슨 가격 예측이냐”고 말했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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