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 도정 역사 곳곳에… 추억이 모락모락

집무실서 계족산 자락·중앙로가 한눈에… 빛바랜 사진 속 대전·충남 '신기'

●[한밭문화마당 활동기]- 옛 충남도청 도지사 전시실 도슨트 활동

▲ 옛 충남도청 도지사 전시실 중 접견실 모습.

대전에 삶의 터를 잡은 지 올해로 5년째다. 모든 것이 낯선 대전에서 즐겁게 이곳에 익숙해지고 나아가 좋아질 방법을 찾던 중 내가 선택한 것은 대전의 역사와 문화를 통해 대전을 아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 한밭문화마당에 들어왔고 여기에 몸담고 있으면서 많은 것들을 배우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었다. 나를 성장시킬 수 있는 소중한 경험들이었다. 또한 개인적으로 도슨트 봉사를 하고 있는데, 바로 원도심에 위치한 옛 충남도청 도지사 전시실이다.

1932년에 공주에 있던 충남도청이 대전으로 이전하여 업무를 시작한 이후 2012년 12월 26일 업무를 마감할 때 까지 80년의 세월동안 이곳은 충남과 대전의 역사를 이끌어온 중심 무대였다.

충남도청이 내포 신도시로 이전을 한 후 이곳 도청 공간은 대전시에서 무상 임대하여 사무실 및 회의실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 중 도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도지사실은 충남역사박물관에서 관리하며 옛 도지사 전시실로 운영하고 있다. 전시실은 70평 규모의 공간에 안내실, 접견실, 집무실, 특별전시실 등으로 꾸며져 있는데, 그 중 집무실은 테라스가 연결되어 있어 멀리 계족산 자락과 대전역, 목척교, 중앙로가 한 눈에 내려다보여 관람객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이다.

“아유 지사님 젊었을 때 모습아녀. 참 옛날 생각나네.” 옛도지사실을 찾는 어르신들이 접견실의 역대 도지사 사진연표를 보며 하는 말이다. 이곳을 찾는 많은 관람객 중 일부는 도청과 관련하여 또는 도지사와 관련한 개인적인 인연으로 도지사실을 방문하여 추억을 되새긴다. 얼마 전 다녀간 한 어르신은 이기세 지사에게 중학교 시절 성적우수 장학증서를 직접 받았다며 반가워했고 그 시절 이야기로 행복해 한다.

집무실 한쪽 벽면을 가득 채운 82인치의 대형 화면에선 충남도의 옛 모습들을 사진으로 볼 수 있는데, 흑백 사진 속 충남과 대전의 모습, 그리고 대전역과 중앙로에서 펼쳐진 각종 행사 모습들을 통해 어르신들은 옛 생각에 잠기고 젊은이들은 대전 원도심의 옛 모습에 신기해한다.

최근 도청 건물이 영화와 드라마 촬영 장소가 되면서 타 지역 젊은이들의 방문도 꾸준히 늘고 있으며, 대전 원도심을 찾는 여행객들과 가족나들이객이 옛도지사 전시실에 들러 도지사의 공간인 지사실을 엿보는 경험을 하고 있다.

6개월여의 시간동안 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그들의 추억이야기와 대전이야기로 옛 도지사 전시실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더 풍성한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추억이 하나 더 추가되어 이곳은 내게 특별한 공간이 되었고 도슨트 활동의 즐거움으로 이어지고 있다.

정명자 시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