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산일대에 조성된 문화예술의전당을 비롯한 미술관, 이응노미술관, 국악전용극장까지 하드웨어의 집적화는 이뤄지고 있지만 대전을 대표하는 소프트 웨어가 적립돼 있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역사성이나 전통성을 갖고 문화 축제가 이어지기 보다는 단발성 행사로 그치거나 지자체장이 바뀔때마다 문화축제가 사라지는 등 대표 축제로 만들기에 어려움이 있다.
▲대전의 문화축제는?=광주하면 비엔날레가 생각나고, 통영은 국제음악제, 강원은 대관령음악회 등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축제가 있다. 하지만 대전하면 상징적으로 떠오르는 문화축제는 없다.
대전도 이러한 대표 문화축제 육성을 시도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연계성이 없었다. 지난 2003년 대전예술의전당이 개관을 하면서 대전시는 문화적으로 한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를 맞았다. 수준있는 공연장이 없어 서울로, 타 지역으로 공연 원정을 떠나야 했던 지역민들의 문화 갈증을 해갈하는 역할을 하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대전시는 사계절 문화 축제를 벌였다. 봄에는 스프링 페스티벌과 여름에는 빛깔있는 여름축제, 가을은 그랜드 페스티벌, 겨울은 윈터페스티벌 등이다.
하지만 이들 문화 축제들은 몇 개 공연들을 묶어 이름을 붙였을 뿐 색깔이나 장르적 특성이 없었다. 지역민들조차 10여년동안 이들 축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거나 동참해오지 않았다.
대전시가 오는 16일부터 대전지역 대표 문화 축제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로 '코미디 아츠페스티벌'을 연다.대중적인 관심과 전국적인 관객 몰이를 위해 '코미디'라는 장르를 선택했다. 16일부터 23일까지 8일간 대전예술의전당과 야외원형극장, 미술관야외특설무대에서 총 24개의 작품, 27회의 공연을 선보인다.
시민들의 관심 유도를 위한 축제인만큼 무료로 야외에서 하는 공연이다 보니 접근성은 용이할 수 있지만, 대전의 대표 축제로 만들기 위한 지속적인 홍보가 요구된다.
예술의전당 관계자는 “코미디 아츠 페스티벌 개최 이후 발전방향을 모색하는 세미나를 개최해 국내 주요 페스티벌 관계자와 기획자, 연출자 등이 모여 우리나라 공연계와 축제계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견을 공유할 계획”이라며 “대전의 대표 문화축제로 키우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적 연계 필요=대전지역은 하드웨어 집적화가 잘 이뤄져 있는 만큼 대표적인 문화 축제를 만든다면 연계 프로그램을 만들기에 여건이 좋다. 하지만 대전은 이들 하드웨어가 공통으로 참여하는 문화축제는 없다. 서로 기관마다 각자의 색깔이 있고, 장르와 성격이 다르다는 이유다. 통영의 경우 국제음악회가 열리는 기간동안 콩쿠르와 전시, 음악회, 거리 음악회가 도시 전체에서 열린다. 어느 특정 공간에서만 음악회를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대전은 과학의 도시인만큼 과학과 연계된 문화 축제가 있을법 하지만 이또한 시립미술관에서 추진하는 기획전시 외에는 과학을 접목한 문화축제는 전무하다. 지자체 장이 바뀌어도 지속적으로 연계할 수 있는 문화축제 육성이 필요하다.
지역 예술계 관계자는 “대전은 지리적으로 여건이 좋다보니 양질의 문화 축제가 만들어진다면 전국적으로 사랑받을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며 “일반 시민들의 관심으로부터 문화축제가 만들어지는만큼 시민들의 관심과 애정도 필요하며,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기획력을 갖고 대표 문화축제를 육성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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