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는 “처음에는 상권이 확대돼 도움이 될 줄 알았지만, 메뉴부터 인테리어까지 유사해 지금은 손님을 뺏기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비싼 가맹비를 내고 체인점을 냈는데, 옆 가게들은 그냥 비슷한 이름에 무임승차 하는 기분이 들어 억울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잘 되는 프랜차이즈 업체를 베낀 '미투(Me too)'업체가 성행하면서 외식업계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업체간 난립으로 과열경쟁은 물론 비싼 가맹비를 낸 프랜차이즈업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10평 이하의 작은 매장에서 한 잔 단위의 맥주를 파는 '스몰비어'의 경우 대전만해도 원조격인 '압구정봉구비어' 점포가 22개, 다른 스몰비어 전문점을 포함하면 70여개에 이른다.
'용구비어', '최군맥주', '오춘자비어', '달봉감자', '말자싸롱', '오땅비어' 등의 유사업체들은 촌스러운 이름이나 비슷한 실내 인테리어, 감자튀김이나 생맥주 판매 등 유사한 운영 전략으로 원조업체를 맹추격하고 있다.
빙수전문점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인절미와 콩가루 등을 이용한 눈꽃빙수로 '설빙'이 큰 인기를 끌자 '눈꽃마녀', '눈꽃시려' 등 최근 비슷한 이름과 메뉴의 빙수 전문점들이 한 골목에 3~4개씩 생겨나고 있다.
2009년 길거리 장사를 시작해 2011년 1호 직영점을 오픈하며 2014년 800호점을 돌파한 '봉구스 밥버거'의 경우도 '미투(Me too)' 업체 때문에 큰 홍역을 치렀다.
이처럼 난립하는 '미투(Me too)' 업체로 인해 피해는 고스란히 경쟁력을 잃은 원조업체와 그 가맹점들이 떠안게 된다. 비싼 가맹비를 내지 않고, 소비자들을 이끈다는 점에서 무임승차 논란과 함께 제품질이 떨어지거나 서비스가 나쁠경우 업계 전반의 공멸로 이어질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소비자들에게도 선택에 혼선을 줄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사업체가 다수 등장하는 것은 시장 논리로 보면 당연할 수 있지만 시장 트랜드를 단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며 “결과적으로는 시장 전반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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