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본보가 파악한 결과에 따르면 관세청, 문화재청, 병무청, 조달청, 중소기업청, 산림청, 통계청, 특허청 등 8개 정부대전청사 외청 가운데 7개 청장이 학계 또는 상위부처 출신으로 외부인사다.
정부대전청사 중 유일한 내부출신 외청장은 김영민 특허청장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러나 김 청장도 1981년 공직 입문 후 대부분 옛 상공부, 산자부 지경부 등에서 근무한 후 2006년부터 특허청과 인연을 맺은 점을 감안, 순수 내부 출신으로 볼 수 없다는 시각도 제기된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임명된 정부대전청사 외청장 가운데 민형종 전 조달청장만 사무관부터 줄곧 조달청에서 근무한 순수 내부출신이였지만 지난 25일 상위부처인 기획재정부 재정 업무관리관출신인 김상규 청장으로 교체됐다.
민 전 청장은 조달청 개청 64년 동안 두 번째 내부 승진 인사로 주목을 받았지만 취임 1년 4 여개월만에 상위부처 인사에 밀려 자리를 내준 셈이다. 관세청도 개청 70년동안 청장내부승진은 모두 5명에 불과, 참여정부 시절인 2005년 5월 성윤갑 제22대 관세청장 이후 7년간 '기재부 세제실장→관세청장' 공식을 입증하듯이 김낙회 기재부 세제실장이 청장으로 임명됐다.
대전청사 안팎에서는 상위부처 관료들의 외청장 장악 현상을 '관피아'의 범주로 보고 있다.
상급부처인 기재부 고위 관료직을 맡다가 하위 기관인 관세청, 조달청 등 외청장으로 임명되는 것은 관피아라는 주장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당시 기재부 관료 낙하산보다는 해당 청의 내부승진으로 전문성과 사기를 진작하겠다는 인사기조가 실종돼 정부에 대한 불신도 만만치 않다.
또한 학계 출신인 박형수 통계청장과 한정화 중소기업청장, 신원섭 산림청장, 나선화 문화재청장, 박창명 병무청장 등 5명 외청장은 유임된 상태다. 산림청은 이돈구 제29대 청장에 이어 신원섭 제30대 청장까지 학계출신이 임명돼 내부 인사 정체가 심각한 상태다.
정부대전청사 외청 한 관계자는 “외부 인사들이 청장들을 장악하다보니 내부에서는 아무리 일을 잘해도 청장까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실망감이 크다”며 “또한 외부 인사 출신이 업무 파악하는데도 시간이 걸리고 시행착오를 겪일도 발생하다보니 '전문성' 관련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더 많다”고 지적했다.
배문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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