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GO소리]한일관계, 민간교류로 치고 나가자

  • 오피니언
  • 사외칼럼

[NGO소리]한일관계, 민간교류로 치고 나가자

김현중 건양대 대우교수·전 대전국제교류센터 소장

  • 승인 2014-07-31 13:58
  • 신문게재 2014-08-01 16면
  • 김현중 건양대 대우교수·전 대전국제교류센터 소장김현중 건양대 대우교수·전 대전국제교류센터 소장
▲김현중 건양대 대우교수·전 대전국제교류센터 소장
▲김현중 건양대 대우교수·전 대전국제교류센터 소장
최근 일본 도쿄에 다녀왔다. 4월에 이은 올해 두 번째 방문이었다. 필자는 한일관계 분위기가 달라지는 기미가 있는지를 느껴보려는 마음에 발걸음은 서점으로 눈은 TV와 신문기사에 쏠렸다. 서점에 들어서자 가장 중심자리에는 한국역사의 진실을 파헤친다거나 삼성전자의 와해 시나리오 등 한국을 독하게 때리는 책들이 요지에 진열되어 눈에 띄었다. 며칠 전에는 군마현의회가 극우단체 등이 다카사키시 군마현립공원에 있는 조선인ㆍ한국인강제희생자 추모비를 철거해 달라는 청원을 다수로 통과시켰다는 신문 보도도 있었다.

한일관계 악화이후 직격탄을 맞고 있는 일본 최대의 코리아 타운인 신주쿠 오구보도오리도 여전히 썰렁한 분위기였다. 3년 전 같이 북적대거나 줄서는 풍경은 안 보였다. 26년 전 일본에 와 유학을 마치고 식품 유통 및 가공 그리고 식당을 경영하고 있는 서울 마켓 진영섭 대표는 “매출이 30% 이상 줄어 한 때 200명이었던 직원의 수가 지금은 130명이 되었다” 며 한숨을 쉬었다. 또 부동산업과 유학업을 하고 있는 동경유학생모임의 고경훈 대표는 “한인업소의 매출 감소로 빈 가게가 늘어가고 있다. 새 주인은 중국인들이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에다 무네하라(53)씨는, 시마네현 출신으로 학교에서 이지메 등으로 탈락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 사업을 하고 있다. 필자와는 12년 간 교류하며 친분을 쌓아 온 사이다. 그는 “민간교류는 어떤 일이 있어도 중단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손을 꼭 잡았다.

지난 6월 말 필자가 급하게 일본지역 인턴십 희망 학생 4명 중 2명을 자신의 회사에서 맡아 달라고 부탁하자 흔쾌히 받아주었다. 그리고 얼마 전에는 직접 논산까지 와서 대학 시설을 둘러보고 인턴십에 참가할 학생들을 만나본 후 필자의 흑석동 시골집까지 들르는 뜨거운 우정을 보여 주었다. 정말 고마웠다. 그의 말대로 교류는 중단 없이 진행되어야 한다.

이제 장마도 걷히고 휴가철이 되어 해외로도 많이 나가 교류를 하는 시즌이 왔다. 해마다 청소년 교류단체나 학교들은 방학을 이용하여 축구나 검도 등 스포츠와 합창, 연극 등 문화 교류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여름에도 중단하지 말고 계속 되기를 바란다. 필자가 몸담고 있는 대학에서도 이달 말에 일본에 대표단을 파견하여 서로 간에 필요한 분야에서의 교류를 늘리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지난달 중순 대전에 있는 한국칭찬운동연구협회는 일본칭찬달인협회 임원들을 초청하여 세미나를 열고 교류 협약식도 가졌다는 중도일보 기사를 읽은 바 있다. 일본에 6년간 살았던 필자에게는 기쁜 뉴스였다. 한일 간에 민간교류는 정치적 갈등에 상관없이 중단하지 말고 꾸준히 이어 나가야 한다. 그리고 다양하게 더욱 확대돼야 한다. 부모세대가 먼저 좋은 모습으로 본을 보여주어 자녀세대까지 화합하는 모습의 전통이 이어져 나가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와 일본의 지방자치 단체 간에 자매관계나 우호관계를 맺고 있는 수는 154개에 달한다. 대학이나 라이온스 클럽 등 사회, 시민단체 민간 교류의 수까지 세자면 한참 시간이 걸릴 것이다. 그만큼 많이 있다. 영유권 문제 등이 불거져도 서로 도움이 되는 분야의 교류를 잘 하고 있는 곳도 있지만 정서와 분위기를 이유로 교류를 중단하거나 보류하는 사례도 있음을 주변에서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중단하지 않고 20년 이상 한국으로 수학여행 오는 고등학교가 있는가 하면 3년 전 동일본대지진 때에도 중단하지 않고 이어오는 '틴지락 아시아 청소년 음악행사'도 있다. 지난달 25일 인천에서 열린 행사에는 하시모토 이바라기현 지사도 참석했다. 두 나라는 비행기로 불과 2시간 이내의 거리의 가까운 이웃이다. 서로 옛날 시골 동네의 사촌처럼 자주 오가면 이해의 폭도 넓혀지고, 우호 친선의 열기는 정치적 갈등으로 굳어진 장벽도 쉽게 녹여 버릴 것이다. 앞이 잘 안 보이는 안갯속의 한일관계, 중단 없는 민간 교류로 치고 나가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