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 축산박람회 '망신살'

  • 정치/행정
  • 충남/내포

홍성 축산박람회 '망신살'

리듬앤바비큐 페스티벌 연계 불구 '참여율 저조' 지역주민, 운영·홍보·기획 등 총체적 문제 지적

  • 승인 2014-07-27 17:06
  • 신문게재 2014-07-28 1면
  • 유희성기자유희성기자
홍성에서 열린 전국 규모 음악공연과, 함께 한 축산박람회가 혈세낭비 지적을 받고 있다. 일부 공무원조차 저조한 참여율과 미숙한 운영에 화를 내며 뒤돌아섰고, 지역민들은 군비 2억원 상당이 투입되는 행사를 알지도 못했다며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27일 홍성군과 청운대 등에 따르면 지난 25~27일 홍성 청운대에서 '리듬 앤 바비큐 페스티벌'과 '2014 전국 축산 기자재 박람회'가 함께 열렸다. 해당 행사는 총 6억원의 운영비가 사용돼 유명 가수를 비롯한 재즈 음악가가 대거 초청되는 등 기대가 높았지만 실상은 달랐다.

둘째날 중반까지 행사장에는 관계자들과 봉사학생들만 보이는 등 참가자는 찾아 볼 수 없었다. 음악공연과 박람회를 포함해 둘째 날 낮 까지의 참가자는 350~400명(경찰추산)이었다. 그 마저도 3분의 2가량은 이내 자리를 떠 실제는 100명에도 미치지 못했다. 다만 둘째날 저녁 가수들의 공연에는 수도권 관람자 등 2000여 명의 참가자가 있어 그나마 위안이 됐다.

거액의 예산에 군 공무원과 안전요원 등 50명의 경찰 경비병력이 투입되고 관련기관이 안전점검을 하는 등 요란을 떤 것에 비하면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대학축제도 아닌데 과도하게 학생들만 투입해 오히려 참가자들에게 질문을 하는 등 미흡한 모습도 연출됐다.

밤에는 커다란 음악소리에 주민들이 간혹 방문하기도 했지만 일부 관계자와 마찰을 빚는 등 기분이 상해 되돌아갔다.

청운대 주변에 거주하는 마을 대표와 주민들은 "이번 행사를 아는 사람이 지역에 한 사람도 없다"며 "더구나 군비를 지원 받았다면 군민의 혈세가 들어간 것인데 행사장도 텅텅 비었으면서 지역민 할인이라는 포장아래 입장료까지 받으면 되느냐"고 한탄했다.

문제는 미흡한 음악 공연은 둘째 치고 연계 행사인 축산박람회는 찬밥신세였다는 것이다. 박람회장은 공연장과 멀리 떨어진 구석에 배치됐고? 입구는 야시장 상인들로 가로막혀 보이지도 않았다.

업체 자리는 많이 비어 있었고, 80만원 상당의 자릿세를 냈다는 한 업체는 기분이 상해 첫째 날 철수하기도 했다. 이윽고 화가 난 한 업체 대표는 "전국 최대 축산단지의 망신"이라고 표현했다.

행사 자체가 무리수였다는 지적도 있다. 기존 기획사가 타 지역에서는 봄에 했고, 젊은이들에게 호응이 좋았던 바비큐 페스티벌을 무리하게 학생들이 모두 떠난 한 여름 방학 중 대학교에서 진행했다는 것.

농기계 등을 전시하는 축산박람회와 재즈 음악가들이 주를 이루는 페스티벌을 함께 진행한 것도 관람객의 취향과 연령대가 전혀 맞지 않는 등 총체적으로 잘못 기획된 행사라는 비난이다.

청운대 관계자는 "서울의 기획사에게 맡기다보니 지역민들과 유대도 없었고, 지역에 홍보도 되지 않은 점, 운영이 미숙했던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행사에 문제점이 있는 등 홍성 축산을 알리는 데는 실패한 것으로 본다"며 "구제역이 발생해 축산인들이 찾지 못한 점도 악재였다"고 밝혔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3.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