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배 목원대 총장 |
최근 청년고용 통계에 따르면 대학을 졸업한 후 변변한 일자리를 잡지 못하고 백수로 떠도는 기간이 평균 1년으로 늘어났고, 어렵사리 잡은 첫 직장마저도 금방 그만둬 평균 근속기간은 고작 1년 3개월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청년층의 고용률이 40.5%로 직장을 잡고 일하는 청년이 절반도 되지 않는다고 하니, 한때 유행했던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보다 더 심각한 상황에 처해있다.
얼마 전 새누리당의 청년정책연구센터에서 전국의 20대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면접조사한 결과에서 청년층의 박근혜 대통령 지지율이 1.4%로 나타났다는 기사를 접한 바 있다.
청년층의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앞서 언급한 청년실업의 심각성에서 그 원인을 쉽게 유추해 볼 수 있다. 정부에서는 청년실업 문제해결을 위해 내수활성화, 기업투자 유도, 각종 규제 완화, 고용장려금 지급 등 다양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그 효과에 있어서 체감할 수 있을 정도는 아닌 것 같다.
현 정부의 초기에 제시된 대표적인 국정과제인 창조경제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고, 이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로 인해 최근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기술을 활용한 창업이 활성화되고 있는 효과도 일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청년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근본적으로 구직자들의 인식 전환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대표적인 예로, 지역의 우수한 중소기업은 필요한 인력을 구하지 못하여 고민이고, 반대로 대졸 구직자들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여 고민인 일자리 미스매치 현상을 들 수 있겠다. 이제는 기업과 취업을 바라보는 청년들의 관점을 보다 다양하고 현실적인 차원으로 돌려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얼마 전 TV에서 본 프로그램이 생각난다.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돈 한푼 없이 뉴욕에서 생활하기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인데, 이들은 생활비를 벌기 위해 뉴욕 현지의 글로벌 기업, 현지 한인기업 등에 면접을 보고 일자리를 얻는 과정을 보여준다. 글로벌 회사에 면접을 본 한 젊은이는 영어실력이 부족하지만 동료의 도움을 받아 면접관들에게 열정을 드러내는데 성공했고, 모델 워킹까지 선보이며 당당하게 글로벌 기업에 취업했다. 뉴욕 한인기업에 면접을 본 또 다른 젊은이는 솔직하게 한국에서의 경력을 고백하며 자신의 열정을 어필한 결과 취직에 성공했다.
필자는 30여 년간 대학교수로 재직하면서 대학 졸업생들의 취업과 진로 지도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리고 4년 전 목원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가장 먼저 시행한 조직개편이 교양교육원과 인력개발원의 신설이었다. 즉, 대학생 청년들이 대학생활 중에 인성과 자기주도적 학습 습관을 기르고, 취업과 구직을 위한 체계적인 지도를 제공하면 취업률은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이는 실제 졸업생들의 취업률 향상의 결과로 이어져 그 효과가 입증된 바 있다.
요즘 청년들이 취업을 준비하는 방식은 너무도 획일화되어 있다. 학점관리, 외국어 성적 향상, 자격증 취득 등 소위 스펙 쌓기에 몰두하고 있는 것이다. 사람마다 원하고 희망하는 대상이 각기 다르듯 기업에서 원하는 인재 또한 매우 다양함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의 취업준비 방식은 대동소이하다는 것이다. 이제는 취업과 미래를 바라보는 청년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을 위한 정책적이고 제도적인 노력과 함께 우리 청년들이 보다 열정을 가지고, 다양하고 창의적인 관점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실행하는 노력이 더해진다면 청년실업의 문제는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과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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