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설]팔레스타인의 눈물

  • 오피니언
  • 사외칼럼

[세설]팔레스타인의 눈물

조수연 변호사

  • 승인 2014-07-21 13:42
  • 신문게재 2014-07-22 17면
  • 조수연 변호사조수연 변호사
▲조수연 변호사
▲조수연 변호사
이스라엘 군이 팔레스타인 집단 거주지역인 가자지구에 연일 맹폭을 가하여 무고한 양민 300여명이 사망하고 수천명이 다쳤다. 사망자의 절반 이상이 부녀자들과 어린 아이들이라는데, 그런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무차별 폭격을 계속하는 이스라엘 사람들을 어떻게 이해하야 할까.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거주민들의 분쟁이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지만, 이번 이스라엘 측 공습은 '학살'과도 같기에 국제사회의 비난이 그 어느 때보다도 거세다. 그럼에도 이스라엘 군은 눈도 깜박이지 않고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이번 분쟁의 직접적인 원인은 지난달 12일에 발생된 이스라엘 청소년 3명의 실종사건에서 기인된다. 학교에서 귀가하던 이스라엘 청소년 3명이 실종되었는데 거의 20여일 후에 사망한 채로 발견되었다. 이스라엘 당국은 팔레스타인 과격단체 하마스의 소행으로 의심하면서 팔레스타인인들을 심하게 압박해 곳곳에서 분쟁이 속출하였고, 급기야 이스라엘 과격단체가 보복으로 팔레스타인 청소년 1명을 납치 후 불에 태워 살해하자 양측의 감정이 폭발하였다.

하마스의 로켓포 발사를 핑계로 이스라엘 군은 가자지구에 미사일과 전투기로 맹폭을 가해왔고, 군사력에서 게임이 되지 못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은 속수무책으로 그 폭격을 온전히 다 맞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비극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그 연원을 먼저 살펴보자. 팔레스타인 지역은 원래 아랍 원주민들이 대대로 평화롭게 목축을 하면서 살아오던 지역이었다. 이 지역에 그 옛날 유대인들이 이스라엘 왕국과 유대왕국을 세워서 거주하였던 적이 있었는데 모두 2000여년 전의 이야기다.

유대왕국이 신바빌로니아에 멸망하면서부터 유대인들은 독립국가를 세우지 못하고 전 세계를 떠돌며 생활해 왔다. 유일신 여호와를 믿으며 선민사상(選民思想)으로 무장하고 집단생활을 해 오지 않았다면 민족자체가 보전되지 못했을 것이다.

한마디로 팔레스타인 지역을 유대인의 연고지역으로 정리하기에는 유대인들은 너무 오랜 세월동안 그 지역을 떠나 있었다.

그런 유대인들에게 국가를 세울 절호의 기회를 준 것이 영국이었다. 제1차 세계대전 때에 팔레스타인 지역을 통치하던 오스만투르크가 독일편에 붙었다. 이 오스만투르크를 견제하기 위해 영국은 유대인들에게 팔레스타인 지역을 이른바 '약속의 땅'으로 인정해 주고 그곳으로 복귀하는 운동인 '시오니즘'을 지지해준다고 약속하였다.(1917년 벨푸어 선언)

전쟁이 영국 측 승리로 끝나고 영국이 이 지역을 위임통치하게 되자 유대인들은 영국을 믿고 무작정 이 곳으로 몰려들었다. 특히, 나치의 유대인 탄압은 이런 시오니즘 운동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되었다. 유럽 각지에서 유대인들이 순식간에 이주를 해 왔고, 제2차 세계대전이 종전되고 갓 창설된 UN이 이스라엘의 국가 수립을 승인해 줌으로써 졸지에 그곳에 유대인들의 국가인 이스라엘이 생겨난 것이다. 기적과도 같은 일이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의 입장에서는 이런 유대인들은 침략자들과 다름이 없다. 유대인들이 갑자기 몰려와서 내 땅과 집, 그리고 생활터전을 빼앗아 간 것이 아닌가. 전후사정이 이와 같으니 유대인들은 팔레스타인 원주민들을 공존하자며 좀 더 우호적으로 대했어야 했다.

유대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 때에 엄청난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호된 시집살이한 며느리가 시어머니 노릇 독하게 한다'더니 이스라엘은 지금 나치에 당한 것만큼이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혹독하게 탄압하고 있다.

일부 이스라엘 시민들의 몰상식한 행동도 이맛살을 찌푸리게 한다. 이스라엘 군이 가자지구에 미사일을 날리는 광경을 구경하기 위해 국경지대인 스데롯 언덕에 모여서 망원경, 간이의자, 간식 등을 지참하고 공연관람하듯 즐긴다는 것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불과 70년 전에 나치에게 학살당한 기억을 벌써 잊었다면 너무나도 헛된 역사이다.

지금 흘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눈물은 나치에 학살당하며 유대인들이 흘렸던 그때 그 눈물과 같다는 사실을 이스라엘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 평화롭게 해결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4.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5.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1.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2.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3.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4. 유등노인복지관, 후원자.자원봉사자의 날
  5. [화제의 인물]직원들 환갑잔치 해주는 대전아너소사이어티 117호 고윤석 (주)파인네스트 대표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