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강의에 열중하고 있는 임헌기 소장. |
대전이 철도가 만들어지면서 확장된 도시로 알려져 있긴 하지만, 철길을 주제로 탐방할 때 어떤 코스를 택했을까 궁금해졌다.
첫 코스는 문화동 백화점 인근의 철길이다. 현재는 없어졌지만, 군부대 보급품을 실어 나르는 철길이 있었다는 것. 두 번째 코스는 흑석역이다. 흑석역 역시 지금은 내리고 타는 사람은 없지만 화물열차역으로 존재하는 곳. 세 번째 코스는 원정역으로 이 역시 사람도 화물도 없는 폐역이나 우리 시대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는 곳이다. 한때는 논산, 강경 등에서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통근열차역이었고 대전역 앞 반짝시장에 물건을 내다팔기 위해 오가는 역이었다. 네 번째 코스는 오정역이다. 수신호 기능만 남아있었던 곳이고, 홍도동 간선철길은 지금은 철로도 없어졌지만 기차길의 흔적만이 남아있는 곳이다. 마지막 코스는 기관차를 돌릴 수 있는 전차대가 있는 회덕 조차장역이었다. 이러한 철길 탐방은 시대의 변화를 읽게 한다. 필요에 의해 만들어졌다가 없어지기도 하지만 철길 따라 삶이 존재했던 그 의미를 느껴보자는 것이다.
앞으로 진행될 신작로와 시장길 문화탐방도 대전의 의미를 풍부하게 살려줄 것이다. 1번, 4번, 17번, 37번 여러 개의 국도가 지나는 곳. 국도·지방도로와는 또 다른 의미의 길인 고속도로 톨게이트만도 9곳이 있는 도시가 대전이다. 시대의 흐름이 남긴 의미를 신작로를 통해 전해줄 예정이다.
시장길 문화탐방도 궁금해진다. 대전역앞 주차장에서 오전 6시부터 오전 9시까지 열리는 반짝시장은 대전근교에서 생산된 농산물 보따리들을 기차타고 가지고 와서 열리는 공간이다. 원동시장은 근대시기 물자유통에 의해 생성된 시장으로 특히 한국전쟁 이후에는 군수품이 많았던 곳이다. 현재는 스포츠용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원동시장에는 우비, 단체복 전문품목들도 있고, 대를 이어가며 장사하는 분들도 많이 있다. 중앙시장은 예나 지금이나 공장에서 만들어진 옷, 한복 등 공산품 중심의 시장이다.
문화재로 지정된 문화유적지를 넘어 삶의 흔적이 남겨진 곳에 의미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임 소장은 대덕구안산도서관에서 진행되고 있는 '길 위의 인문학'시리즈에서 단재 신채호의 삶을 강의와 답사로 안내했고, 한밭문화마당의 '대전의 마을이야기'를 월례강좌로 풀어나가고 있다.
이춘아 시민기자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