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지훈련 강화… 가족의 아픔까지 치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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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훈련 강화… 가족의 아픔까지 치유

개인만의 질병아닌 '사회적 문제'… 대전 치매환자 1만4300여명 달해 '치매센터' 전국 11곳… 조기발견ㆍ치료ㆍ관리, 이달부터 특별등급제

  • 승인 2014-07-14 13:32
  • 신문게재 2014-07-15 9면
  • 김민영 기자김민영 기자
●지금은 전문질환센터시대 충남대병원을 가다-12.. 대전시 광역치매센터


얼마 전 지역에서 치매에 걸린 부인을 수년간 간병해 온 70대 노인이 부인과 함께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 노인은 수년간 부인의 치매를 간병해 왔고, 부인이 치매에 걸려 괴롭다며 유서도 남겼다. 경기도의 한 모텔에서는 70대 노인과 40대 남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

40대 남성과 70대 노인은 부자지간으로, 이 남성은 치매를 앓는 아버지를 7년여 동안 돌봐왔다.

치매를 앓는 노인과 이를 간병하던 간병인이 동반자살하는 뉴스를 왕왕 접한다.

그도 그럴 것이 평균 수명이 늘어나면서 노인성 치매 환자는 매년 급증하고 있고, 개인만의 질병 차원을 떠나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전시 치매센터에 따르면 현재까지 대전지역 치매환자 숫자는 1만4300여명에 이른다. 이는 대전지역 이상 노인 인구 수가 14만5000여명인 것을 감안하면 10명중 1명에 이르는 높은 수치다.

환자는 급증하고 있지만 치매에 대한 교육과 홍보는 충분히 이뤄지지 않아 치매 첫 증상 발생 이후 진단까지 평균 2.5년이라는 시간이 소요되고 있다.

대전시 광역치매센터는 치매에 대한 사회 전체의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더이상 가족만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 확산을 위해서는 꼭 필요한 기관이 아닐 수 없다. 출발 2년차를 맞는 대전시 광역치매센터의 역할과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역 특색에 맞는 치매 관리 센터=지난 2012년 분당 서울대 병원이 중앙 치매센터를 정부 위탁사업으로 시작했다. 국가 치매관리 종합계획을 세우면서 부터다.

하지만 정부 위탁을 하려다 보니 지역마다 실정이 달랐고 사업 시행을 위한 현실적 괴리감이 컸다. 이에 정부는 광역 치매센터를 설치하기로 하고 지난해 7월, 대전지역의 충남대병원을 비롯해 전국 11개 광역 치매센터를 설치했다.

대전광역 치매센터는 치매예방 사업은 물론, 조기 발견과 치료, 교육, 효율적인 치매관리를 위해 지역 실정에 맞는 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치매센터는 치매에 대한 인식 개선과 홍보를 위해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홍보 사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전문가 집단도 교육하고 있다. 의사회 등을 통한 의사 교육부터 간호사, 약사 등 전문가 교육을 실시한다.

7월부터 본격적으로 치매 특별 등급 제도가 시행된다. 치매 특별 등급 제도는 경증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요양보호사들이 자택을 방문해 인지 재활 훈련 등을 시행하는 제도다. 대전시 광역 치매센터는 등급 제도 시행을 앞두고 국민건강 보험공단의 위탁을 받아 500여명 이상의 치매 요양보호사 교육도 마무리했다.

충남대학교병원 노인보건의료센터 2층에 위치한 대전광역치매센터는 상담실 2개와 프로그램실 2곳 등을 비롯해 행정실, 준비실 등을 갖췄다. 치매 전문 교수인 이애영 센터장을 비롯해 예방관리센터, 가정의학과, 정신건강의학과, 신경과로 구성된 4명의 부장과 사회복지사, 간호사, 임상심리사, 작업치료사 등 총 8명의 전담직원이 상주한다.

▲인지훈련 프로그램 진행 '뜨거운 호응'=정부 위탁 사업 내용을 보면 환자들이 진료에 참여하거나 치료하는 기관은 아니다. 하지만 치매센터 개설이후 가장 많은 질문을 받은 내용은 '치매환자에게 직접적으로 어떤 도움을 주느냐'다.

대전 광역 치매센터는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들을 위하고, 환자를 통해 경험을 얻어야겠다는 취지로 자체적으로 인지훈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연구개발 목적도 강하다.

8주씩 센터내에서 지원자를 모아 작업치료를 비롯한 신경치료는 물론 기수다마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원예교실이나 노래교실, 컴퓨터 인지 교육 등을 실시했다. 기존에 이러한 프로그램을 접해보지 못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았다. 많은 환자에게 골고루 혜택을 주고 싶은 마음에 8주간이나 운영했지만 재참여를 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환자와 함께 주목한 것이 보호자다.

그동안 치매 환자 보호자들은 개인이 정신과를 가서 상담하는 것외에는 정보를 얻거나 자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가 없었다. 때문에 보호자들의 절반 이상이 우울증 환자다. 치매 환자가 우선 순위이기 때문에 보호자인 자신의 이야기를 할 틈이 없다는 것이다.

광역치매센터는 가족지지 프로그램을 개설하고 가족 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 프로그램의 호응은 뜨거웠다.

대학생 치매 파트너 사업도 눈길가는 사업중 하나다.

지역 대학을 찾아다니며 치매 교육을 하고 치매선별 검사 방법과 내용 등을 가르친다. 교육을 끝내면 수료증도 준다. 대학생들은 보건소나 복지관 봉사활동을 나가서 치매 선별검사 도우미 역할도 하게 된다. 지난해 지역에서 1800여명의 학생들이 교육을 이수했고, 지속적인 관심과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사업이다.

김민영 기자 minye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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