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한계를 끊임없이 시험하며 조금이라도 더 무거운 바벨을 들어올려야 하는 역도는 '힘과 순발력'을 모두 갖춰야 하는 극한의 스포츠다.
우리나라 역도는 장미란과 사재혁을 통해 잠시 사람들의 관심 안으로 들어왔지만, 이내 관심 밖으로 밀려나며 여전히 비인기 종목으로 남아 있다.
대전 역도도 비인기종목이라는 한계와 그에 따른 어려운 여건 속에 놓여있지만, 현장의 선수와 지도자들은 묵묵히 훈련을 거듭하면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지난 5월 열린 제43회 전국소년체전에서 대전신계중 전상현(3학년)은 85㎏에서 3관왕에 올랐다.
2012년 신계중 역도부 창단멤버로, 원래 77㎏에 출전하던 전상현은 코치, 감독과 상의해 85㎏급에 도전하기로 마음을 먹고, 훈련에 매진했다.
2013년 11월 제15회 전국중등부역도경기대회에서 이 체급 인상에서 우승한 전상현에게는 정말 큰 도전이었다.
그리고 훈련 과정에서 허리를 다쳐 고생하면서도 바벨을 놓지 않은 전상현은 인상 120㎏, 용상 140㎏, 합계 260㎏을 들어올리며 당당히 3관왕의 자리에 올랐다.
같은달 대전에서 열린 전국체육고등학교 대항전에선 황승환이 역도에서 2관왕에 올랐다.
황승환은 지난해 3월 아시아 유소년 역도선수권대회에서 남자 주니어 85㎏급에서 인상 133㎏(3위)ㆍ용상 166㎏(3위)ㆍ합계 299㎏(3위)을 들어올려 동메달 3개를 차지했다.
이처럼 지난해까지 최근 4년간 대전 역도는 전국체전에서 금8개와 은16개, 동14개를 가져오는 등 대전의 효자종목 중 하나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
이처럼 대전 역도가 비인기종목에 인프라마저 넉넉치 않은 상황에서 좋은 성적을 내는데는 대전역도연맹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기 때문이다.
대전역도연맹은 대전이 충남과 분리된 1989년 출범했다.
2008년 취임한 김석규(49ㆍ티지엘대표) 회장을 중심으로 똘똥 뭉친 부회장과 이사 등 임원 20여명이 40명 조금 넘는 선수를 지원하고 있다.
티지엘은 대전 신탄진 3ㆍ4공단에서 선박, 항공을 통해 수ㆍ출입 화물을 국제운송 통관 업무를 처리하는 회사로, 김 회장은 비인기종목 역도의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김 회장과 임원들은 현장의 선수와 지도자들이 혹시라도 사기가 떨어질까 끊임없이 관심과 사랑으로 지켜보면서 아직 넉넉하진 않지만 지원해 오고 있다.
그는 “무엇보다 선수와 지도자, 역도인들은 순수하고 열정이 있다. 이런 자세 때문에 비인기종목임에도 불구하고 잘 유지되고 있는 것 같다”며 “현장의 선수와 지도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하고, 또 고맙고, 정말 대견스럽다”고 했다.
김 회장은 그러면서 “역도는 아주 오랫동안 비인기종목으로 묻혀 있다. 타 시도에 비해서도 기반이 열악하다”며 “역도의 기반을 좀더 적극적으로 만들고, 대학팀과 여성, 남성 실업팀을 창단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대전시와 시교육청 등 관계 기관에서 좀더 관심을 갖고 도와주길 바란다”고 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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