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욱]사용자 인터페이스(UI)의 경쟁력

  • 오피니언
  • 사외칼럼

[경기욱]사용자 인터페이스(UI)의 경쟁력

[사이언스칼럼]경기욱 ETRI 투명소자및UX창의연구센터장

  • 승인 2014-07-10 14:03
  • 신문게재 2014-07-11 17면
  • 경기욱 ETRI 투명소자및UX창의연구센터장경기욱 ETRI 투명소자및UX창의연구센터장
▲경기욱 ETRI 투명소자및UX창의연구센터장
▲경기욱 ETRI 투명소자및UX창의연구센터장
최초의 스마트폰은 IBM사가 1992년 내놓은 '사이먼'으로 추정된다. PDA와 휴대폰이 통합된 형태로 매우 혁신적인 제품이었다. 사이먼 이후에도 윈도(CE)를 탑재한 PDA폰들은 계속 등장했다.

휴대 단말기 기능과 최첨단 멀티미디어 기능을 지원하며 스마트폰과 유사한 점도 많다. 하지만 이들은 지금의 스마트폰과 같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이유는 무엇일까. 컴퓨터를 옮겨놓은 것과 같은 입력장치, 손가락이 아닌 마우스 지향 등 소비자가 사용하기 어려운 장치였기 때문이다. 제품의 편리성은 제품의 기술적 우수성만큼이나 시장 경쟁력을 좌우한다.

이같은 사실은 스마트폰 광고에서도 드러난다. 아이폰은 광고를 통해 처음부터 제품이 얼마나 편리한지를 강조했다. 삼성전자도 초기 스마트폰 광고는 화질이 얼마나 좋은지, 두께는 얼마나 얇아졌는지, 어떤 프로세서를 사용해서 얼마나 빨라졌는지 알리는 데 집중했다.

하지만 신제품 출시가 거듭된 이후에는 '이 제품이 얼마나 성능이 좋은가'가 아니라 '이 제품으로 어떤 새로운 것을 할 수 있는가'에 집중했다.

연인간 감성적인 정보공유나, 일상, 여행 중 사진과 글을 쉽게 보내는 등 모습을 다뤘다. 마음, 친철한 등 단어가 '우수'라는 단어를 대체했다. 편리성이 얼마나 중요한 이슈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제품의 편리성을 증대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 간결한 사용자 인터페이스(UI:User Interface)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는 자동차의 운전대(Wheel), 컴퓨터의 키보드나 마우스, 스마트폰의 터치 스크린처럼 제품을 조작하고자 입력 수단으로 사용하는 장치나 부품이다.

직관적으로 설계해 한 가지 기능을 사용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수많은 단계를 줄이는 것이 중요한 연구개발 이슈다. 사용자 설명 없이도 바로 사용할 수 있거나, 더 빠르거나, 더 재밌거나, 실수가 줄어들도록 조작방법을 개선하는 것이다. 아이폰의 밀어서 잠금 해제, 손가락을 이용해 화면을 확대하거나 축소하는 조작, 책장을 넘기듯 화면을 넘기는 조작 방법 등 간결한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대표적인 예다.

국내에선 최근에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제품 개발의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기 시작했다. 하지만 해외 선진국은 오래 전부터 부품의 성능향상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로 고려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개발은 사람과 기계를 한꺼번에 고려해 나은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점에서 창의적인 생각이 요구된다. 세계적으로 가장 창의적인 연구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MIT 미디어랩의 대표 연구 분야가 바로 사용자 인터페이스 개발이다.

최근엔 사용자 인터페이스에 더해 사용자에게 사실적인 체험(UX:User Experience)을 부여하는 연구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사용자 인터페이스로 손짓, 몸짓, 말이나 소리 등 다양한 자신의 의도를 표현할 때 대응하는 시각, 청각, 촉각적 느낌을 제공하는 것이다.

터치스크린상의 문자입력자판으로 문자를 입력할 때 컴퓨터 그래픽으로 이뤄진 자판임에도 불구하고 진짜 키보드를 누르는 것과 같은 촉감이나 소리를 재현하는 것이다. 사실을 모방하는 기능 뿐 아니라, 기존에 체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해 사용자인터페이스의 효과를 높이는 것도 사용자체험연구의 중요한 영역 중 하나다. 사용자체험을 제공하는 사용자인터페이스에 관한 연구는 향후 사용자인터페이스의 수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제품의 기술력만으로 경쟁하던 시대는 끝났다. 제품의 우수성은 '성능 곱하기 편리함'으로 결정된다. 편리함은 성능의 가치를 빛나게 하는 필수 항목이다.

사용자인터페이스에 관한 투자, 인력 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미래의 국가 과학기술 수준과 제품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결과로 돌아올 것이다. 기술만 있고 창의력이 없으면 모방일 뿐이며, 기술이 없는 창의력은 상상일 뿐이나, 기술과 함께 하는 창의력은 우리의 상상을 이루게 해 줄 것이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