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규문 대전평생교육진흥원장 |
사업가는 자신에 넘치는 어조로 “삶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것이지요”라고 답하였다. 어부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당신은 지금 내가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일 년이 어떻게 훌쩍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대전시민대학이 개교한지 일 년이 되었다. 한번 와보지도 않은 사람이 간혹 자신의 선입견에 맞춰 대전시민대학을 오해할 때면 뜬금없이 이 얘기가 연상되면서 “당신은 지금 대전시민대학이 무엇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이 머릿속에 떠오른다.
1만8000명이 등록해 여름학기를 개강한 대전시민대학은 배움의 열정 가득한 시민들로 아침부터 밤늦도록 활기가 넘친다. 동서남북에서 몰려오듯 수업시간에 맞춰 건물로 들어서는 학습의욕 넘치는 시민들의 행렬은 대전시민대학에서만 볼 수 있는 장관이다.
이제 대전시민대학은 3세부터 80세까지 어울려 한 곳에서 학습하는 세계 최대 최고의 평생학습기관이라고 자부해도 절대 과장이 아니다. 대전시민대학에서는 서로 만나거나 섞일 기회가 쉽지 않았을 대전 5개 구에서 모인 시민들이 세대와 계층을 넘어 한 클래스에서 수업하는 동료가 된다. 근엄한 분위기가 몸에 배인 5,60대가 생기발랄한 20대 대학생, 30대 주부와 같은 강의실에서 때론 진지하고 때론 화기애애하게 수업을 함께 하는 모습은 정말 감동적인 모습이다.
대전시민대학에서는 한 강좌를 지도하는 교수조차 다른 강좌에서 학습자로 참여하는 모습이 아주 흔하다. 장애로 몸이 불편한 분, 영업하던 택시를 세워 놓고 수강하는 기사, 보육실에 아이를 맡기고 배움에 참여하는 젊은 주부, 곱게 나이든 백발이 성성한 어르신들의 공통점은 배움이 이들을 행복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환갑 부부들이 중국 소수민족에 대해 한 학기를 함께 공부하고 그 지역으로 수학여행을 다녀오고, 아내 앞에서 가곡 한 곡을 멋지게 부르고 싶다는 꿈을 가곡 수업으로 갈고 닦아 발표회에서 아내를 눈물짓게 만들고, 80대와 60대 모녀가 함께 시낭송을 배워 어머니의 일생을 함께 낭송하는 일들이 일어나는 대전시민대학에서는 수많은 인간 드라마가 매일 펼쳐지고 있다.
이제 대전시민대학을 통해 학습이 시민 생활의 일부분이 되면서 자식과 부모, 친구와 동료들이 서로 학습을 권하고 함께 참여하는 대전만의 학습문화 라이프스타일이 형성되고 있다. 없는 게 없는 1,200개 강좌는 이제까지 평생학습에 관심 없던 사람들까지도 학습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일 년 동안 연인원 60만 명이 참여했다는 것은 평생학습에 대한 잠재된 욕구가 필요와 요구가 충족될 때 얼마든지 호응과 참여로 전환될 수 있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수많은 시민들이 직접 참여하여 일상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은 어떤 경제적 효용보다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대전시민대학에서 강의를 맡은 수백 명의 지역 문화예술인들이 보람을 거두는 양질의 일자리는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보이지 않는 토대가 되고 있다.
평생학습 참여율은 사회적자본 수준, 민주주의 발전 정도, 국민소득과 삶의 질에 정비례한다. OECD, UNESCO, UN은 평생학습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키우고, 문화 창달과 주민 통합을 이루어,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면서 도시 번영을 이룩하는 전략을 전 세계적으로 확산시킴으로써 모든 사람이 행복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전시민대학은 현 정부의 핵심 슬로건인 '국민행복시대'와 민선 6기 대전 시정구호인 '시민을 행복하게, 대전을 살맛나게'가 추구하는 목표를 가장 구체적인 모습으로 구현하고 있는 대전이 가진 행복의 파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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