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인 대전심리상담연구소장 |
청년기는 보통 생물학적으로 시작되고 문화적으로 끝난다는 말이 있다. 즉, 사춘기의 시작과 성적 성숙으로 청년기가 시작되고, 청년이 속한 사회에서의 문화적 기준을 따르는 것으로 끝난다는 것이다. 심리사회적 발달단계로서의 청년은 사회가 자신에게 요구한 역할에 대해 회의적으로 사고한다.
그것은 가까운 사람이나 외부로부터 강요되는 권위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이기 때문에 한 개인의 사회적 측면에서는 매우 위험한 상황인 동시에 독립된 개체로 다시 사회에 소속하기 위한 필요불가결한 과정이기도 하다. 그처럼 청년기는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환기다.
한 개인이 전환기들을 경험하면서 적절한 육체적, 심리사회적, 사회문화적 지원과 도움을 적절히 제공받을 때 그의 정서적 균형은 회복되고 유지될 것이며 정신장애를 유발하게 하는 다양한 요소들을 극복, 예방하게 되는 것이다.
이 글에서 사용하는 '청년기'라는 용어는 인간 발달 단계 분류상 청소년기에 해당하는 영역이 아니라, 청년 후기인 초기 성인기를 지칭하는 말로써 20세에서 36세에 해당하는 청년 후기, 또는 초기 성인기를 일컫는 말이다. 올 하반기 칼럼은 인생의 중요 전환기에 있는 청년기의 심리사회적 발달을 중심으로 논의하고자 한다.
청년 정신장애에 대한 예방적 차원에서 우리주변의 청년들에 대한 이해와 심리적 지원을 위한 정보가 되길 바라는 마음이다. 청년후기는 청년초기의 불안정한 신체적 변화과정을 겪고 나서, 사회적으로 다양한 역할이 요구되며, 여러 가지 다양한 선택을 위한 갈등이 대두되는 시기다. 초기 청년기에 동년배집단과의 동일시에 몰두했던 청년들은 청년후기에 들어서면서 그보다는 개인적인 문제에 몰두한다. 청년기 동안의 신체적 변화는 물론 인지적, 사회적 변화들은 청소년의 자기개념과 타인과의 관계형성 방식을 변화시킨다.
즉 청년초기의 신체적 변화는 자기상에 동요를 일으키고 자신이 누구인지를 다시 평가하게 하며 다양한 문제와 가치관 및 대인관계에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을 시도하게 한다. 청년들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방향설정은 물론, 과거에 형성되었던 유대관계들을 재고하며, 개인적 가치와 목표를 설정하고 개인적 정체감을 확립하려는 시도를 한다.
청년초기의 발달이 신체적인 발달 위주인데 비해 청년후기의 발달은 심리사회적 발달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이 시기에는 자기발달과 사회생활을 해 나가는 데 있어서 옳고 그른 것을 구별할 수 있고, 이것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여 행동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는 도덕성과 개인적 정체감의 독특한 측면으로서 사회가 그 성에 적절하다고 인정하는 특성이나 태도 혹은 흥미와 동일시하는 것을 의미하는 성 역할 발달에서 큰 변화를 겪게 된다.
자기발달은 아동 후기와 청소년기를 거치면서 형식적 조작이 가능하게 된 청년들은 추상적 사고를 통해 자신을 추상적인 이미지로 개념화하고, 내재적인 자기를 탐색하는 능력을 갖게 된다. 청년들은 자신의 견해뿐 아니라, 타인의 입장에서 자신을 보고 평가할 수 있는 능력도 소유하게 된다.
그리고 이 시기에 큰 변동성을 갖는 자기발달로는 일반적으로 '나'로 인식되는 자기개념과 자기개념의 평가적 측면으로 자신이 가치 있다고 판단하는 부분인 자아존중감과 자기 자신의 독특성에 대한 비교적 안정된 느낌으로 행동이나 사고 혹은 느낌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기본적으로 자신에게 친숙한 것으로서, 내가 누구인지를 아는 정체감 등이 있다. 자
기정체감 형성은 청년 초기보다 청년후기에 더욱 중요한 문제이다. 왜냐하면 청년기는 직업이나 결혼과 같은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시기이므로 자신이 누구인지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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