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의 철도시설공단을 향한 수사칼끝도 매서워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6일 검찰 및 한국철도시설공단에 따르면 지난 4일 김광재(58) 전 공단이사장은 납품비리혐의로 검찰조사를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김 전 이사장은 사건당일 오전 3시 30분께 서울 자양동 잠실대교 전망대 위에서 한강에 투신했다. 김씨는 양복, 구두, 휴대폰, 지갑, 수첩 등을 남겨놓았다.
검찰은 김 전 이사장 등 공단 임원들을 납품비리혐의로 수사중이었다. 김씨는 지난 5월 말 자택압수수색, 검찰 소환 조사 등을 앞두고 심적인 부담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에는 납품비리혐의로 수사를 받던 철도시설공단 다른 간부 직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7일 오전 5시 30분께 대전 대덕구 대청댐주차장의 승용차 안에서 이모(51)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차량 안에는 번개탄이 발견됐고, 숨진 이씨는 철도시설공단 수도권본부의 부장급 직원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납품비리혐의로 검찰조사를 받았고 사건당일 오후 3시 대전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앞둔 상태였다.
철도납품비리로 검찰 수사대상에 오른 전ㆍ현직 임직원들이 잇따라 목숨을 끊으며 한국철도시설공단도 당혹스러운 입장이다.
검찰의 수사도 매서워지고 있다. 검찰은 철도부품 납품업체로부터 거액의 금품을 챙긴 혐의로 권영모(55) 전 새누리당 수석부대변인을 구속했다. 권씨는 레일체결장치 납품업체 대표에게 억대의 금품을 수수했고 이중 일부를 김 전 이사장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있다. 검찰은 김 전 이사장의 자살 등 권씨의 심리가 불안정할 것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납품비리사건에 권씨의 금품로비가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의 한 직원은 “안타까운 일이 연이어 벌이지며 직원들이 당혹감에 휩싸였다. 불미스런 일로 공단 전체가 어수선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조성수 기자 joseong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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