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탁업체 대표, “소상공인진흥원장·간부 이력서 보여줘”

정보공개 요청에 법원 “사생활 침해” 기각

소상공인진흥원 사업을 수행하는 위탁업체 대표가 소상공인진흥원장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가 패소했다. '을'의 입장에서 '갑'을 상대로 법적 다툼을 벌이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회사의 사활을 걸만한 사안은 더더욱 아니라는 점에서 소송까지 선택한 이유가 궁금할 정도다.

소상공인진흥원의 2012년 소상공인 창업직업교육 수행기관이던 S 업체 대표는 A씨. 그는 2012년 6월 창업직업교육과 관련해 소상공인진흥원을 방문했다. A씨는 당시 B 부장이 자신에게 앞 돌려차기를 하는 시늉을 하며 물리적 위협을 가했다며 진흥원장에게 문제를 제기했다.

하지만, 진흥원 측에게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성(姓)이 같은 진흥원장과 B 부장이 특수관계라 보고 진흥원 측이 증거인멸과 사후조작을 한 것으로 의심된다며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청구 대상은 진흥원장과 B 부장의 이력서다.

진흥원 측은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며 거부하자, A씨는 이의 신청을 했고 또다시 받아들여지지 않아 결국 법정을 택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대전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김병식)도 A씨가 진흥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정보공개거부 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6일 밝혔다.

재판부는 “인격적ㆍ정신적 내면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자유로운 사생활을 영위할 수 없게 될 위험성이 있는 정보에 해당한다”며 “반면, 물리적 위협을 당했는지 알 수 없을 뿐 아니라 혹여 그런 사실이 있더라도 형사고소 등을 통해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