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인 한밭대 창업대학원 단장(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 |
오늘날 우리나라 자원외교의 주대상이 중앙아시아이다. 하지만 이곳에는 안타까운 역사가 숨어있다. 1937년 이래 약 17만 명의 고려인이 강제 이주되었다. 한인의 카자흐스탄 거주는 스탈린이 연해주에 있던 우리 동포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키면서 시작되었다. 마침 겨울이 시작되면서 이주민들의 고통은 막대했고 추위와 홍역 등의 질병으로 어린이의 60%가 사망했을 정도다. 그 때 강제 이주된 한인 중에는 항일 애국지사로 유명한 홍범도 장군 등도 있었다. 이같은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민족의 교육 열의는 대단해 당시 카자흐스탄 고려인들의 고등 교육기관 진학률은 소련 전체 평균의 두 배가 넘을 정도라고 한다.
지금도 천연자원이 부족한 우리가 의지할 곳은 인적자원 뿐이다. 1956년 이승만 대통령에게 우라늄을 소개한 미국의 시슬러 박사는 “석탄은 땅에서 캐는 에너지이지만 원자력은 사람의 머리에서 캐내는 에너지입니다. 한국처럼 자원이 적은 나라에서는 사람의 머리에서 캐낼 수 있는 에너지를 적극적으로 개발해야 합니다.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을 하려면 인재를 육성해야 하지요. 지금부터 젊은 사람을 키운다면 한국은 20년 후 원자력 발전으로 전깃불을 켤 수 있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라고 제안하였다. 원자력이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본 이승만 대통령은 국내 우수한 인재들을 선발해 미국으로 유학을 보내며, 당시 부족한 가운데 달러를 손에 쥐어주며 격려했다고 한다. 지난 50년간 원자력의 한국경제에 대한 기여는 매우 크다. 현재 우리나라 발전의 24%를 원자력이 담당하며, 우리가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쓸 수 있는 것도 원자력에 대한 60년 전의 전략 때문이다. 하지만 원자력발전의 단점인 방사선 위험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면서, 다양한 발전원을 보유하고, 경쟁력을 유지해 나가야 할 것이다.
이같은 에너지 정책처럼 우리나라의 미래는 '머리에서 캐는 비즈니스모델, 창업전략'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수하고 독특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의적 비즈니스모델을 만들어 세계시장을 개척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앙트러프러너십이 요구되며, 이는 어릴 적 교육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앙트러프러너십을 드러커는 '창업기회를 만들어 내거나 파악하여, 자원의 유무에 상관없이 창업기회를 과감히 추구해 나가는 과정'으로 정의한 바 있다. 즉 시장의 문제를 기회로 파악하고, 모든 것에 질문과 분석을 하며 파트너와 함께 대안들을 시도하고 실패로부터 학습하며, 목표 달성을 위해 땀을 흘리는 것이다. 이같은 자세는 기업가만이 아니라 일반 남녀노소 모두에게 요구되는 덕목이다.
특히 대덕의 기술기반 벤처기업들(NTBFs)이 바로 '머리에서 자원을 캐는 전략'을 실천하고 있다. 자동차 센서 전문기업인 '트루윈'은 과거 위기에 인원감축 대신, 과감한 연구개발투자를 통해 브레이크 센서의 문제를 해결하는 제품 개발로 7월 코스닥 상장을 앞두고 있다. '100조원대의 자동차 센서 시장에서 10%를 가져가겠다'는 큰 꿈을 가진 기업가의 비전과 기회발견 노력은 '머리에서 캐는 자원전략'이 무엇인지를 잘 보여준다. 또한 불모지에서 출발한 인공위성시스템 개발업체인 쎄트렉아이는 15년만에 영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 3위 소형위성업체로 자리잡았다. 위성 한 대를 만들어 수출하면 소형차 2천대를 만드는 효과가 있으니 대단한 가치이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많은 기술기반 벤처기업들은 지금도 머리에서 캐는 자원개발을 하고 있다. 좋은 일자리 창출 또한 '머리에서 캐는 비즈니스 모델, 독특한 자원전략'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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