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 딸들 강제추행한 親父 죗값 치른다

  • 사회/교육
  • 법원/검찰

지적장애 딸들 강제추행한 親父 죗값 치른다

징역 2년6월 실형… 검찰, 장소·횟수 특정 등 범죄입증 노력 결실

  • 승인 2014-07-03 19:04
  • 신문게재 2014-07-04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속보>=지적장애 딸들을 강제추행한 친아버지가 결국 실형을 받았다 <본보 6월 26일자 5면 보도>. 범행 장소와 수법, 횟수 등에 대한 구체적인 특정이 없어 자칫 무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검찰이 공소장까지 변경하며 범죄입증에 주력한 결과로 볼 수 있다.

대전지법 제11형사부(재판장 송경호)는 3일 폭행과 협박, 성폭력특례법(친족관계ㆍ13세미만 미성년자 강제추행)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모(48)씨에 대해 징역 2년 6월을 선고하고 4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부인이 가출한 후 4명의 딸과 생활해온 이씨는 2010년 내지 2011년 집에서 둘째딸(당시 12세)이 집안 청소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흉기를 들이대며 '손을 잘라 버린다'며 협박한 혐의다. 2012년 가을에는 같은 이유로 목을 조르고 책과 옷걸이를 집어던졌고, 이를 피해 마을회관으로 도망가자 쫓아가 폭행한 혐의도 있다. 또 이씨는 2011년 가을 집안에 누워있는 셋째딸(당시 10세)이 '하지 마라'고 거부했음에도 속옷에 손을 넣어 만지는 등 강제추행했고, 지적장애 2급 수준인 넷째딸(당시 8세)까지 추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지적 장애 2급 수준인 넷째딸의 진술이 단편적이지만 핵심적인 내용에 있어 일관성이 있고 누군가 주입했다고 보기 어려운 생생한 감정반응이 드러나 있다”며 “전체적인 태도 등을 봤을 때 그 진술에 신빙성이 인정되고 따라서 공소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검찰의 공소장은 이렇지 않았다.

협박 혐의에 대해 협박 횟수는 '5차례'로 명시했다가 이후 '한 차례'로 특정했다. 폭행에 대해선, '2010년 월일불상경부터 여러 차례 걸쳐 폭행했다'고 했지만 변경된 공소장에는 '2012년 가을 월일불상경 폭행했다'고 명시했다. 셋째와 넷째딸에 대한 강제추행 혐의도 기존 공소장에는 '2011년 가을 월일불상 수회에 걸쳐 강제추행했다'고 했지만, 변경된 공소장에는 '수회에 걸쳐'를 삭제했다. 다시 말해, 범죄입증을 위해 협박과 폭행, 강제추행 등 이씨의 범행 장소와 횟수 등을 특정해 공소장을 변경한 것이다.

변경 시기는 지난달 17일이다.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와 전국장애인성폭력·가정폭력상담소 등 187개 단체가 “지적장애인 성폭력 가해자 연이은 무죄 판결로 피해자와 그 가족의 삶과 인권을 무참히 짓밟고 있다”며 기자회견(6월 25일)을 열기 전이다.

당시 장애인ㆍ여성단체는 “친부에 의한 지적장애아동 성추행 사건에서 재판부가 범행 일시, 장소 특정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는 지적장애 특성을 무시해 결국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은 “공소장에 기재된 일시에 피해자가 그 장소에 있었음이 증명되지 않거나, 피해자가 진술한 여러 피해 일시 중 공소사실에 있는 특정 일시에 범행이 있었음이 불분명한 경우 등에서는 검사의 공소장변경이 없는 한 유죄판단을 할 수 없게 돼 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윤희진 기자 heejiny@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유성 둔곡 A4블록 공공주택 연말 첫삽 뜨나
  2. [기고] 공무원의 첫발 100일, 조직문화 속에서 배우고 성장하며
  3.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4. ‘우크라이나에 군사지원·전쟁개입 하지 말라’
  5. JMS 정명석 성범죄 피해자들 손해배상 민사소송 시작
  1. 대전보건대, 대학연합 뉴트로 스포츠 경진·비만해결 풋살대회 성료
  2. 대전 유통업계, 크리스마스 대목 잡아라... 트리와 대대적 마케팅으로 분주
  3. 한국자유총연맹 산내동위원회, '사랑의 반찬 나눔' 온정 전해
  4. 구본길에 박상원까지! 파리 펜싱 영웅들 다모였다! 대전서 열린 전국 펜싱대회
  5. 대전시, 여의도에 배수진... 국비확보 총력

헤드라인 뉴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뜨끈한 한 끼에 마음도 녹아"… 함께 온기 나누는 사람들

27일 낮 12시께 눈발까지 흩날리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대전 중구 한 교회의 식당은 뜨끈한 된장국에 훈훈한 공기가 감돌았다. 식당 안에서는 대전자원봉사연합회 소속 자원봉사자들이 부지런히 음식을 나르며 어르신들을 대접하고 있었다. 150여 명의 어르신이 빼곡히 마주 앉아 담소를 나누며 식사를 기다렸다. 얇은 패딩과 목도리 차림인 어르신들은 강한 바람을 뚫고 이곳까지 왔다고 한다. "밥도 같이 먹어야 맛있지." 한 어르신이 식당에 들어서자 자원봉사자가 빈자리로 안내했다. 이곳에 오는 대부분은 75세 이상의 독거 노인이다. 매일 혼..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홈 승리하고 1부 간다"… 충남아산FC 28일 승강전 홈경기

창단 후 첫 K리그1 승격에 도전하는 충남아산FC가 승강전 홈경기를 앞두고 관심이 뜨거워 지고 있다. 충남아산FC는 28일 대구FC와 승강전 첫 경기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홈 경기로 치른다. 홈 경기장인 아산 이순신종합운동장 잔디 교체 공사로 인해 임시 경기장으로 천안에서 경기를 하게 됐다. 승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28일 홈 경기 사흘 후인 12월 1일 대구로 이동해 어웨이 경기를 치른다. 승리수·합산 득실차 순으로 최종 승격팀을 정하게 되며 원정 다득점 규정은 적용하지 않아 1·2차전 결과에 따라 연장전 또는 승부차기까지..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시도 "2027 하계U대회 반드시 성공"… 제2차 위원총회

충청권 4개 시도가 2027년 열리는 하걔세계대학경기대회 성공 개최를 재차 다짐했다.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 조직위원회(위원장 강창희, 이하 조직위)는 27일 대전 호텔 ICC 크리스탈볼룸에서 2024년 제2차 위원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총회는 지난 3월 강 위원장이 조직위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 개최된 것이다. 행사에는 대전시 세종시 충남도 충북도 등 충청권 4개 시도 부지사와 대한체육회 부회장, 대한대학스포츠위원회 위원장, 시도 체육회장, 시도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강 위원장과 조직위원회 위원이 공식적으로 첫..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 첫 눈 맞으며 출근 첫 눈 맞으며 출근

  •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 가을의 끝자락 ‘낙엽쌓인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