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가정법원 “동거 기간만으로 사실혼 관계 입증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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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가정법원 “동거 기간만으로 사실혼 관계 입증 안돼"

  • 승인 2014-07-03 17:59
  • 신문게재 2014-07-04 5면
  • 윤희진 기자윤희진 기자
오랜 기간 동거했다는 것만으로 사실혼 관계가 성립하는 건 아니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전가정법원 가사합의부(재판장 남동희)는 A(66ㆍ여)씨가 사실혼을 파기한 B(72)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3일 밝혔다. A씨는 2007년 봄에 노인종합복지회관이 주관한 행사에서 B씨를 처음 만나 같은 해 6월부터 B씨와 동침하는 방식으로 동거를 시작했다. 동거를 하면서 A씨는 B씨에게 혼인신고를 요구했지만, B씨는 자신의 자녀가 반대한다며 혼인신고를 거절했다.

물론, B씨가 A씨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거나, A씨가 B씨의 칠순잔치에 참석해 B씨 자녀를 만나기도 했지만, 그 외에 상대방의 자녀와 왕래나 연락은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B씨 소유의 오피스텔 임차권 등을 놓고 갈등이 벌어져 A씨는 B씨의 집에서 나와 건물명도 소송을 제기했고, 반대로 B씨는 A씨를 사기죄로 고소하는 등 다툼이 격화됐다.

이에 A씨는 B씨가 사실혼 관계를 부당하게 파기했다며 정신적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A씨 측은 “사실혼 관계를 유지했으나, 이후 B씨의 혼인신고 거부와 B씨 아들들과 며느리의 무시, B씨의 부정행위는 물론 생활비나 용돈도 준 적이 없는 등 부당한 대우로 사실혼 관계가 파탄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인정하지 않았다. 우선, A씨가 B씨의 집으로 주소를 옮기지 않고 원래 주소에 그대로 둔 점, 결혼식을 하지 않은 점, 동거 기간 상대방의 자녀와 교류하지 않은 점, 각자 재산과 수입을 따로 관리한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상당 기간 동거했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와 피고 사이에 주관적으로 혼인의사의 합치가 있었고, 객관적으로도 혼인생활의 실체가 존재했다고 보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윤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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