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춘식]남편들아, 자신의 등급을 알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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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춘식]남편들아, 자신의 등급을 알고 있는가

[논단]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승인 2014-07-03 14:07
  • 신문게재 2014-07-04 16면
  •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임춘식 한남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중년 남성들이 술자리에서 자주하는 우스갯소리 중에 '나이 들면서 필요한 5가지'는 첫째 마누라, 둘째 아내, 셋째 애들 엄마, 넷째 집사람, 다섯째가 아내라고 한다. 반면 여성은 첫째 딸, 둘째 돈, 셋째 건강, 넷째 친구, 다섯째는 찜질방이라고 한다.

역사상 가장 행복한 여자가 두 사람 있었는데 에덴 동산의 이브와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다. 이브는 남편이 있었지만 시어머니가 없었고, 마리아는 아들이 있었지만 며느리가 없었으니 스트레스 제로, 얼마나 행복했을까.

요즈음 애처롭게도 '남편 등급'이란 시리즈가 남자들로부터 회자되고 있는데 무려 등급이 13개나 된다.

▲애처가(愛妻家):아내를 끔찍이 사랑하는 남편 ▲호처가(好妻家):아내를 너무도 좋아하는 남편 ▲황처가(惶妻家):아내가 같이 살아주는 것만으로도 황송해 하는 남편 ▲공처가(恐妻家):아내에게 꼼짝 못하고 눌려 지내는 남편 ▲종처가(從妻家):아내가 하자는 대로 하는 남편 ▲경처가(驚妻家):아내를 보면 깜짝깜짝 놀라 경기를 일으키는 남편 ▲학처가(壑妻家):아내를 보면 학질 걸린 듯 벌벌 떠는 남편 ▲황처가(皇妻家):아내한테 잘못 걸리면 황천 갈지도 모르는 공포 속에서 사는 남편 ▲혈처가(穴妻家): 아내가 기침만 해도 숨을 곳(구멍)을 찾는 남편 ▲한처가(寒妻家):아내를 보면 등골이 오싹오싹하고 땀이 나는 남편 ▲빙처가(氷妻家):아내를 보면 얼어버리는 남편 ▲광처가(狂妻家): 아내에게 매일 맞고 살아서 가끔씩 정신이 온전치 못한 남편.

그런데 이상 소개한 남편의 등급은 그래도 다음의 경우보다는 낫다. 아내로부터 언제 어디서나 무시당해 보이지도 않는 투명 인간처럼 살아가는 남편 “무처가(無妻家)” 라고 한다니 그냥 웃어 넘기기에는 마음이 찡하다. 당신은 어떤 등급인가?

생각해 보니, 아내의 희생적 대명사인 '조강지처'나 여성비하의 대명사 '남존여비'는 호랑이 담배 피던 시대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지만 오늘날 남녀관계는 분분초초 단위로 급변한다. 말 그대로 경천동지(驚天動地)다.

예부터 남자를 하늘, 여자는 땅이라고 했는데 하늘 값은 한 푼도 안 오르고 땅값만 갈수록 오르니 여자가 큰 소리쳐도 할 말이 있으리오. 이제 여존남비, 여자가 하늘, 남자는 땅으로 이미 남녀역전 되어 남자의 존재 가치는 여자의 비위를 맞추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부인을 하늘처럼 모셔야 남편으로 존재할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는 대통령도 여자, 지난 러시아 소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도 여자, 바야흐로 여인천하의 시대가 활짝 열린 것이다. '사람의 운명은 아내에게 있다(人命在'妻), 아내 아래 있을 때 모든 것이 평온하다(妻下泰平)'라는 말이 오늘 따라 새삼스럽게 실감이 난다.

그러나 부부는 '청년에겐 연인이고, 중년에겐 친구이며, 노년에겐 간호사'라는 말을 한다. 가까우면서도 멀고, 멀면서도 가까운 사이가 부부이며 곁에 있어도 그리운 게 부부다. 둘이면서 하나이고, 반쪽이면 미완성인 것이 부부이며 혼자이면 외로워 병이 나는 게 부부다.

그러므로 부부는 누가 누구를 다스린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고, 존중하고, 양보하는 배우자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리하여 요즘처럼 힘들고 외로울 때 든든하고 따뜻한 가정을 이루어 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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