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배구협회는 지난 28일부터 29일까지 이틀 간 대전충무체육관에서 2014 월드리그 한국대표팀과 네덜란드대표팀의 경기를 개최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홍보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관중들이 턱없이 적었다. 이는 대한배구협회가 경기 개최를 불과 일주일 전에 결정했기 때문이다.
통상 국제 행사나 경기는 1년 전, 최소 수개월 전에 결정하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촉박하게 추진된 것이다.
대한배구협회는 당초 메인스폰서로 참여한 삼성의 연고지가 대전이어서 대전 경기를 추진하기로 하고, 지난달 말 대전시에 월드리그 경기 개최에 따른 지원금조로 1억4000만원을 요구했지만, 거절당해 대전 경기 개최 여부가 불투명해졌다.
이에 따라 대한배구협회는 다른 방안 등을 검토하다가 경기 당일 일주일 전에야 대전 경기를 최종 결정했고, 대전배구협회에 이 사실을 알렸다. 이 과정에서 월드리그 대전 경기 홍보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고, 경기 이틀 전에야 지역 언론에 홍보 요청을 하는 촌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경기장 확보 문제도 위태로웠다. 국제경기 최종 개최 여부를 불과 일주일 전에 결정하면서 자칫 경기장 확보도 어려움이 뒤따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마나 경기를 치른 충무체육관의 경우 대전배구협회에서 시장기배구대회를 위해 대관 예약을 했다가 세월호 여파를 감안, 11월로 연기하면서 확보할 수 있었다.
대전배구협회 관계자는 “대한배구협회에서 불과 일주일 전에 대전에서 경기를 하기로 결정했다는 연락을 해왔다”며 “번개불에 콩을 구워먹는 것도 아니고, 학교 운동회도 몇 달 전에 계획하는데 이번에 너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대전시설관리공단 관계자는 “이런 대회가 있다고 들었는데 대관 신청이 없어 어떻게 된 건지 먼저 연락해서 물어봐야 했다”며 “체육시설을 관리하면서 일반행사는 물론, 국제행사에서 이런 경우는 없었다”고 밝혔다.
대전시체육회 관계자도 “무슨 국제대회를 일 주일 전에 한다고 연락하느냐”며 “체육회에서 이런 경기가 있다는 것을 미리 몰랐는데 시민들이 알 턱이 있느냐. 홍보가 제대로 이뤄질 수가 없는 상황 아니냐”고 말했다.
대한배구협회 관계자는 “홍보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 대전시민들께 이 부분에 대해서 사과드린다”며 “대전시에 예산 지원 협의를 했는데 선거 등이 겹쳐 어렵다고 해 우리도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cds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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