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영혼들의 넋 위로하는 진혼곡

  • 문화
  • 공연/전시

어린 영혼들의 넋 위로하는 진혼곡

박진용 시인 세월호 추모시집 '한 편의 시와…' 출간

  • 승인 2014-06-26 18:09
  • 신문게재 2014-06-27 18면
  • 이상문 기자이상문 기자
대전에서 활동하고 있는 박진용 시인이 세월호 사고 관련 시집을 출간해 화제다.

박 시인은 자신의 열 번째 시집인 '한 편의 시와 일흔 한 편의 시 -세월호 침몰 영가에게 바치다'<사진>를 지난 20일 발간했다.

박 시인은 세월호 사고를 지켜보면서 느낀 자신의 심정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그는 “뉴스를 접하고 나서 너무 가슴이 아파 죽은 아이들을 위한 글을 쓰려고 했지만 차마 쓸 수가 없었다”며 “수일이 지나 어느날 문득 글이 막 쏟아지기 시작했고, 그 글들을 엮어 책으로 펴냈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어른들 입장에서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참회를 하고 있다. 또 머나먼 하늘나라에서 정처 없이 떠돌아 다닐 어린 영혼들의 넋을 위로해 주고 있는 진혼곡으로 써 내려갔다.

그는 “언론이나 정치인들 모두 잘못된 현실을 비판하기만 했지 정작 난국을 벗어날 희망적인 이야기가 없었다”며 “아이들에 대한 참회나 국가 정책에 대한 비판도 담았지만 조국을 구해야 된다는 다짐을 적었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지난 25일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사고 이후 처음으로 등교하는 자리에 찾아가 자신이 쓴 책을 전달하고 왔다.

그는 “학생들이 첫 등교를 한다고 해 찾아갔는데 막상 만나고 나니 선뜻 책을 주지 못하겠더라”며 “등교가 끝난 후 교무실에 들러 책을 전달해 주고 내려왔다”고 밝혔다.

박 시인은 지기(地氣)감정가로도 활동 중이며 불법을 공부했다. 그가 그동안 쓴 '명태와 북어', '내가 꽃이 될 차례다', '천불천탑' 등은 오행(五行)과 불교적 깨우침을 담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시집의 표지는 검은색이다. 박 시인은 “오행에서 북쪽을 뜻하는 검은색이 말하는 것은 바로 죽음”이라며 “이번 시집은 죽음을 통한 소생의 이미지를 담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박 시인이 시를 쓰게 된 계기가 남다르다. 그는 “동구 판암동에 살았는데 2000년 대전지하철 1호선 개통과 맞물려 주민 권익을 지키자는 시위에 참가했었다”며 “그때 당시 주위 사람들의 권유로 현수막에 글을 쓰게 되면서 언어의 함축성과 상징성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됐다”고 밝혔다.

한편 2006년 계간지 '문학과 경계'를 통해 등단한 박 시인은 '명태와 북어'를 시작으로 '내가 꽃이 될 차례다', '하늘궁전', '천불천탑', '불경이 나를 읽다', '계룡천하' 등의 시집을 펴냈고, 현재 지기감정연구가로도 활동중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