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정]'국제핵융합실험로' 사업과 강소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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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정]'국제핵융합실험로' 사업과 강소기업

[사이언스 칼럼]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 단장

  • 승인 2014-06-26 13:56
  • 신문게재 2014-06-27 17면
  • 정기정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정기정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 단장
▲ 정기정 국가핵융합연구소 ITER한국사업단 단장
과학기술 연구의 규모가 커지고 복잡해질수록 연구자들은 연구실의 벽을 낮추고 다양한 산업체와의 협력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는 거대 장치 건설을 바탕으로 하는 거대과학 연구에서 산업체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거대 과학사업인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의 대형강입자충돌기(LHC) 등 대형 가속기 건설 사업에는 6400여 개의 기업들이 참여했다. 이들 기업들은 보유한 기술들로 가속기 건설에 기여하였으며, 또한 연구 과정에서 확보한 첨단 기술들을 바탕으로 세계적인 연구, 산업, 의료용 가속기 시장으로 진출하였을 뿐 아니라, 태양광, 반도체산업, 의료산업 등 타 산업으로도 진출할 수 있었다. 거대과학 연구 사업을 통해 개발된 기술들이 신산업 창출과 기업의 역량 강화를 이끈 것이다.

이렇게 산업체와 협력을 통해 성공적인 거대과학 연구를 이끌고 동시에 산업체 역량 강화를 이루고 있는 또 다른 거대과학 사업이 있다. 바로 인류의 미래에너지 확보를 위해 국제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는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바로 그것이다. ITER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 EU, 중국, 일본, 러시아, 인도가 함께 핵융합에너지 개발을 위한 실험로를 건설하고 운영하여 핵융합 상용화 가능성을 최종 실증하는 사업이다.

초고온, 고진공 등의 상태에서 핵융합이 이루어지는 만큼 핵융합로는 다양한 분야의 극함 첨단기술들을 필요로 한다. 초고온 고진공 극저온 환경 구현 뿐 아니라 초전도, 고정밀 기술 등이 필수적이다. 이런 핵융합로의 성공적인 건설을 위해서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뛰어난 역량을 지닌 산업체와 협력을 이루는 것이다.

이미 우리나라에는 포항가속기를 시작으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개발과 국제공동연구사업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개발사업으로 이어지는 핵융합·가속기 장치 산업에 480여 개의 국내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 기업들은 단순히 개발된 기술을 이전받는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 단계에서부터 파트너로 참여하여 연구에 필요한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이 기술력을 바탕으로 유사 분야 및 신산업 분야로 시장을 확대하는 성과를 얻고 있다.

특히 현재 핵융합 연구에 참여하는 국내 기업의 90%는 중소·중견 기업으로써 이들은 첨단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거대과학 연구에 참여하여 강소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실제로 국내 기술로 개발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인 KSTAR 사업에 참여한 국내 기업들이 ITER국제기구 및 다른 참여국 등 해외로부터 과제를 수주한 성과는 현재까지 약 3000억 원 규모에 이른다.

앞으로도 ITER건설 개발이 이루어지는 동안 그리고 나아가 향후 핵융합실증로 건설 과정에서도 우리나라 산업체들의 역할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관련하여 더 많은 우리나라 기업들이 핵융합 사업 참여 가능성을 찾을 수 있는 국제 행사가 다음 주에 우리나라에서 열린다. ITER회원국과 회원국 산업체들을 대상으로 열리는 ITER비즈니스포럼(IBF)가 바로 그것이다.

2007년부터 격년제로 프랑스에서 열렸던 IBF는 금년 아시아에서는 최초로 국내에서 열리게 된다. 이번 IBF에서는 국내 산업체에게 ITER국제기구 및 회원국의 사업 추진 현황 및 구매 발주계획 등의 소개뿐만 아니라 기존 ITER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산업체들의 경험 및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이는 국내 산업체에게 보유한 기술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기회이자 세계적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향후 추가적인 해외 핵융합 관련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 줄 것이다. 이를 위해 정부와 ITER 사업의 국내 전담기구인 ITER 한국사업단은 핵융합 연구에 우리나라 기업의 참여를 적극지원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가 핵융합 상용화 기술의 선도국으로 자리잡고 연구에 참여한 국내 산업체들이 미래 핵융합 시장을 선점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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