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인석씨 |
기계공학을 전공한 공학박사가 대전에서 15년간 민간 오케스트라단을 이끌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 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인석(64) 박사다. 그는 68년부터 합창과 오케스트라 지휘 활동을 하며 44년간 1000여회 이상의 음악회 연주를 했으며, 현재 메시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상임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박 박사는 기계공학을 전공하기 이전부터 음악에, 지휘에 매료됐다. 그는 젊은 시절 부산의 음악 감상실에서 시간을 보내며 음악과 인연을 쌓았다. 원로 작곡가들로부터 작곡을 배우고, 바이올린, 첼로 등 악기 연주도 배웠다. 지휘 공부를 시작한 것도 그 때부터다.
박 박사는 “대전에는 78년에 대학원 졸업 후 대우중공업에 1기 연구원으로 입사하며 오게 됐는데 당시 대전은 문화 불모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며 “그 당시 합창단을 만들고 관현악단을 운영한 나는 음악의 선구자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68년부터 부산과 서울, 대전에서 약 20여개의 크고 작은 합창단과 관현악단, 오페라단 합창 지휘자를 역임했다. 특히 92년에는 부부합창단 '메시야 윈드 앙상블'을 만들어 활동했다. 2000년 12월에는 메시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현재 80여명의 단원들과 함께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연주회만 1000여회, 작·편곡 작품만 500편 이상이다.
메시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는 한국 창작 작품만을 연주한다. 지난 22일 대전예술의전당에서 가진 공연에서도 성용원 작곡 '코리아 필승 서곡'을 세계 초연으로 선보였다.
박 박사는 “한국 사람이 아니면 누가 연주하겠는가? 언젠가 국회의사당 신년음악회에서 서양음악만 연주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며 “안익태 선생의 작품도 좋고, 우리 선조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한국 작품들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중들에게 민족의 자긍심을 심어주고 우리 민족의 정서와 예술혼을 교향악으로 전달함으로써 한국음악의 높은 수준과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박 박사는 “내가 음악 활동을 열정적으로 하는 것은 음악에 대한 순수성 때문이다”라며 “단순히 학위를 받기 위해서, 돈을 벌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닌 음악 자체를 사랑하는 순수한 마음으로 활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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