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벨트 '포항 나눠먹기' 각본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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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벨트 '포항 나눠먹기' 각본 있었다?

2011년 제정 IBS 정관에 설립앞둔 가속기연구소 명시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 운영비지원 '정치권 입김' 의혹

  • 승인 2014-06-23 17:52
  • 신문게재 2014-06-24 1면
  • 배문숙 기자배문숙 기자
<속보>=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이하 과학벨트)의 정치적 나눠먹기가 핵심시설 설립 직전부터 착수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 2013년 11월 14일자 2면 보도>

지난 2011년 11월 17일 제정된 과학벨트 핵심연구기관인 기초과학연구원(IBS) 정관 제37조에는 실험시설인 중이온가속기사업단 대신 가속기연구소를 부설기관으로 둘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가속기연구소는 과학벨트 사업으로 건립 중인 중이온가속기와 포항공대 제3세대 방사광가속기운영센터, 포항공대 제4세대 방사광가속기사업단을 통합해 내년 설립을 앞두고 있다. 가속기연구소의 설립 발판을 마련한 법안은 지난해 8월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비례대표)이 대표 발의한 '사립학교법 일부개정법률안' 으로 포항공대가 방사광가속기의 소유권을 국가에 이전할 수 있는 명분을 제공했다.

이 법안은 민의원 대표발의이지만 발의에 참여한 의원 10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명(이철우, 서상기, 이병석 등)이 대구·경북·부산지역구 의원임을 감안할 경우, 방사광가속기의 IBS 통합 의도에 정치권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속기연구소가 설립될 경우, IBS는 포항공대가 부담하던 방사광가속기의 매년 운영비 30억~50억원을 지원해야한다. 또 지난해 말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심의·확정한 IBS 5개년 계획안에도 가속기연구소 설립이 포함돼 있다.

결국, 지난 2011년 11월 IBS 정관에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 운영비 지원을 명분화할 수 있는 '가속기연구소'설립을 명시해놓고 지난해부터 관련 법 발의 및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심의 등 형식적인 절차를 밟은 셈이다.

과학계 일각에서는 현재 구축 중인 선형 양성자가속기와 의료용 중입자 가속기 등을 제외한 후 중이온가속기와 포항공대 방사광가속기만 통합해 설립되는 가속기연구소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 포항공대(POSTECHㆍ포스텍)는 연 100억원 연구비가 지원되는 IBS 연구단 4개를 유치, 최다 캠퍼스 연구단을 운영해 연 400억원 예산이 투입되고 있다.

IBS 초대 연구단선정평가위원장은 페터 폴데 포항공대 석좌교수가 맡았다. 울산과학기술대는 IBS 연구단 2개(고분자화학 스티브 그래닉·다차원 탄소재료 로드니 루오프)를 유치, 조만간 유전체 보전 연구단이 추가 선정을 앞둬 연 300억원의 에산이 지원될 예정이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도 1개의 연구단이 선정돼 연 100억원 예산을 지원되는 점을 감안, IBS가 포항ㆍ울산ㆍ대구지역 세 곳에 연 800억원 예산을 지원해야하는 셈이다.

과학기술계 한 인사는 “2011년 5월 16일 과학벨트 거점지구로 대전 대덕 확정당시,특별법에 없었던 '연합 캠퍼스'라는 새로운 개념을 도입해 입지 선정 탈락지역인 대구·경북·울산의 'DUP연합캠퍼스'와 광주의 'GIST 캠퍼스'에 각각 예산이 배분돼, '지역 나눠먹기' 사업으로 전락됐다”며 “과학벨트가 기초과학 육성이라는 목적은 뒤로 밀리고 지역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정치적으로 접근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배문숙 기자 mo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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