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영]여름철 장마는 불청객?

  • 오피니언
  • 사외칼럼

[박관영]여름철 장마는 불청객?

[중도마당]박관영 대전지방기상청장

  • 승인 2014-06-23 14:39
  • 신문게재 2014-06-24 16면
  • 박관영 대전지방기상청장박관영 대전지방기상청장
▲ 박관영 대전지방기상청장
▲ 박관영 대전지방기상청장
'여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더위'와 '장마'일 것이다. 더위로부터 연상되는 단어는 폭염, 열대야, 일사병, 선풍기, 에어컨, 수박, 아이스크림, 냉면, 얼음, 휴가 등이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여름'하면 떠오르는 단어가 바로 '장마'가 아닐까. 긴 기간 계속 내리는 비, 우중충한 하늘, 마르지 않는 빨래, 항상 챙겨야하는 우산, 높은 습도, 곰팡이, 식중독, 전염병 등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인 연관어가 많이 떠오른다.

'장마'의 어원을 밝히기 위해서, 조선왕조실록에 많이 등장하는 '림우(霖雨)'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조선시대의 한자 학습서인 훈몽자회(1527, 최세진)에서는 림(霖)을 '오란비 림'으로, 또 다른 한자 입문서인 신증유합(1576, 유희춘)에서는 림(霖)을 'ㄷㅑㅇ마ㅎ 림'으로 풀이하고 있어, '오랜'의 한자어인 '장(長)'과 비를 의미하는 '마ㅎ'를 합성한 'ㄷㅑㅇ마ㅎ'로 표현되다가 1700년대 후반 '쟝마'로 표기, 일제강점기 이후에 '장마'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여름철에 동아시아 지역은 계절풍의 영향으로 정체전선이 발생해 이 전선의 영향을 받는 지역은 장기간 많은 양의 비가 내리는데 이를 우리나라에서는 '장마(Changma)', 중국에서는 '메이유(Meiyu)', 일본에서는 '바이우(Baiu')라고 부른다.

그리고 장마기간 중에도 비가 오지 않은 날이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어, 장마전선으로 인한 비가 시작된 이후에 한동안 비가 오지 않는 날씨가 자주 나타난다. 시기적으로 장마철인데 비가 없거나 비가 적은 날씨가 계속되면 이를 마른장마라고 한다.

또한, 최근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장마기간 이후에도 집중호우가 자주 발생하여 장마기간보다 장마 종료 후 강수량이 많아지고 있다.

처음에 언급한 바와 같이 장마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많지만 다양한 영역에서 긍정적인 측면도 많다. 장마기간 중 매출을 늘리기 위한 기업체의 노력으로 장마 마케팅이 활성화되면서, 우산, 레인부츠, 아쿠아슈즈, 제습기 등 장마용품 시장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나라 전체 강수량의 30% 이상의 많은 양의 비가 장마기간 동안 내리기 때문에 장마는 우리나라에 매우 중요한 수자원 공급원이라 할 수 있다.

댐에 저장하여 생활용수, 공업용수, 농업용수 등으로 활용되거나 수력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해 기후변화로 인한 물 부족 현상이 대두되고 있는 이 시점에 장마에 의한 수자원 확보는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장마는 환경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는데 장마로 인한 대기 정화 효과가 상당히 크며 산불을 예방할 수도 있고 수질을 개선하는 역할도 한다. 또, 봄철 가뭄을 해소하는 작용을 하고 여름철 기승을 부리는 모기를 감소시키는 역할도 하는 것이 바로 장마이다.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손님인 장마를 불청객으로 취급하고 푸대접할 것이 아니라 장마의 긍정적인 면을 잘 활용해보자.

보통 장마가 시작되면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불쾌지수가 올라가게 되고, 일조량이 상대적으로 줄어들기 때문에 사람들이 우울한 느낌을 가지게 된다. 장마기간이면 매출이 약 2배 정도 오른다는 파전, 녹두전 등 부침개에 함유된 단백질과 비타민 B가 비 오는 날에 드는 우울한 기분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하니, 비오는 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부침개를 먹으며 오붓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서 우울함을 떨쳐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대전 신탄진동 고깃집에서 화재… 인명피해 없어(영상포함)
  2. 대전 재개발조합서 뇌물혐의 조합장과 시공사 임원 구속
  3.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4.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5. [사진뉴스] 한밭사랑봉사단, 중증장애인·독거노인 초청 가을 나들이
  1. [WHY이슈현장] 존폐 위기 자율방범대…대전 청년 대원 늘리기 나섰다
  2. 충청권 소방거점 '119복합타운' 본격 활동 시작
  3. [사설] '용산초 가해 학부모' 기소가 뜻하는 것
  4. [사이언스칼럼] 탄소중립을 향한 K-과학의 저력(底力)
  5. [국감자료] 임용 1년 내 그만둔 교원, 충청권 5년간 108명… 충남 전국서 두 번째 많아

헤드라인 뉴스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119복합타운’ 청양에 준공… 충청 소방거점 역할 기대감

충청권 소방 거점 역할을 하게 될 '119복합타운'이 본격 가동을 시작한다. 충남소방본부는 24일 김태흠 지사와 김돈곤 청양군수, 주민 등 9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19복합타운 준공식을 개최했다. 119복합타운은 도 소방본부 산하 소방 기관 이전 및 시설 보강 필요성과 집중화를 통한 시너지를 위해 도비 582억 원 등 총 810억 원을 투입해 건립했다. 위치는 청양군 비봉면 록평리 일원이며, 부지 면적은 38만 8789㎡이다. 건축물은 화재·구조·구급 훈련센터, 생활관 등 10개, 시설물은 3개로, 연면적은 1만 7042㎡이다..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 사립대 총장 성추행 의혹에 노조 사퇴 촉구…대학 측 "사실 무근"

대전의 한 사립대학 총장이 여교수를 성추행했다는 의혹이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선 가운데, 대학노조가 총장과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대학 측은 성추행은 사실무근이라며 피해 교수 주장에 신빙성이 없다고 반박했다. 전국교수노동조합 A 대학 지회는 24일 학내에서 대학 총장 B 씨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성추행 피해를 주장하는 여교수 C 씨도 함께 현장에 나왔다. 선글라스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C 씨는 노조원의 말을 빌려 당시 피해 상황을 설명했다. C 씨와 노조에 따르면, 비정년 트랙 신임 여교수인 C 씨는..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르포] 전국 최초 20대 자율방범대 위촉… 첫 순찰 현장을 따라가보니

"20대 신규 대원들 환영합니다." 23일 오후 5시 대전병무청 2층. 전국 최초 20대 위주의 자율방범대가 출범하는 위촉식 현장을 찾았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마을을 지키기 위해 자원한 신입 대원들을 애정 어린 눈빛으로 바라보며 첫인사를 건넸다. 첫 순찰을 앞둔 신입 대원들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고, 맞은 편에는 오랜만에 젊은 대원을 맞이해 조금은 어색해하는 듯한 문화1동 자율방범대원들도 자리하고 있었다. 김태민 서대전지구대장은 위촉식 축사를 통해 "주민 참여 치안의 중심지라 할 수 있는 자율방범대는 시민들이 안전을 체감하도록..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장애인 구직 행렬 장애인 구직 행렬

  •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내일은 독도의 날…‘자랑스런 우리 땅’

  •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놀면서 배우는 건강체험

  •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 서리 내린다는 상강(霜降) 추위…내일 아침 올가을 ‘최저’